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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날 예루살렘을 방문해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과 이스라엘 간 공고한 동맹 관계를 재확인했다. 그는 또 다음날인 16일 카타르를 방문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루비오 장관은 “우리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집중하고 있다”며 “카타르 지도자들이 현재 상황에 대해 불만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가자지구에서의 전쟁 종식을 위해 카타르가 건설적으로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마스가 붙잡고 있는 나머지 48명의 인질 송환을 지원하고 휴전 협상에 있어서도 핵심 중재 역할을 계속해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카타르는 매우 좋은 동맹”이라며 네타냐후 총리가 카타르를 다시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미국이 ‘카타르 달래기’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 소식이 전해진 뒤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례적으로 비난했다. 이후 그는 네타냐후 총리와 가진 전화통화에서도 공습과 관련해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이 카타르를 공습할 때 미국에 사전 통보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그(네타냐후 총리)는 그러지 않았다”고 거듭 부인했다. 이는 미군에 사전 통보를 했다는 이스라엘의 주장과 상반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악시오스는 이날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시간으로 9일 오전 8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예정된 공격에 대해 알렸다고 전했다. 공습 소식이 최초 보도된 같은 날 오전 8시 51분보다 50분 가량 이른 시점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했다면 공습을 충분히 취소할 수 있었다고 소식통들은 지적했다.
한편 루비오 장관의 이스라엘 방문 및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은 이날 카타르가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공동 대응’을 목표로 아랍·무슬림 국가 긴급 정상회의를 소집한 일정과 겹쳐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회의에는 중동 맹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카타르와 함께 가자전쟁 종식을 중재해왔던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등 약 50개국 대표단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카타르의 최고통치자(에미르)인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국왕은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해 “노골적이고, 배신적이며, 비겁한 공격”이라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대량 학살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은 주변과 평화를 거부할 뿐만 아니라 자국의 의지만 강요하려고 한다. 이스라엘 정부의 권력에 대한 광기, 오만함, 피에 대한 집착을 해소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긴급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결의안은 “모든 국가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대량 학살 행위를 이어가지 못하도록 가능한 모든 법적, 효과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며 각국에 이스라엘과의 외교적, 경제적 관계를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외신들은 “루비오 장관의 이스라엘 방문은 미국과 상의 없이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카타르를 공습한 것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전달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며 “두 주요 동맹국인 이스라엘과 카타르 사이에서 균형 외교가 갈등 해결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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