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동상 앞 '찰리 커크' 근조화환...숭례문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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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더 동상 앞 '찰리 커크' 근조화환...숭례문에도

이데일리 2025-09-16 06:56: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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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 청년 단체인 자유대학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총격으로 숨진 미국 청년 보수 정치인 찰리 커크를 위한 추모 공간을 서울 한복판인 숭례문 광장과 맥아더 동상 앞에 세워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15일 인천 중구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에 미국의 보수 논객 찰리 커크를 추모하는 근조 화환이 놓여있다.2025.9.15. (사진=뉴스1)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대학은 전날 오전 서울 중구 숭례문 남쪽 광장에 커크를 기리는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단체 측은 추모문에서 “커크는 젊은 세대와 수많은 시민들에게 정치적 참여와 책임의 중요성을 일깨웠고 미국을 넘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자유와 보수의 가치를 전파했다”며 “당신(커크)이 심은 자유의 씨앗이 다시 열매를 맺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곳에는 생전 그의 활동이 담긴 사진과 성조기, 국화꽃 등이 놓인 작은 테이블이 마련됐다. 탁자 주변으로 ‘진정한 자유는 반드시 승리한다’ ‘우리가 찰리 커크다’ 라는 내용이 영문으로 쓰인 팻말이 세워졌다.

자유대학 회원 3명은 스스로 ‘상주’를 자처하며 다녀가는 조문객에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커크는 우리의 롤모델”이라며 “자유대학을 한국의 ‘터닝포인트’로 발전시킬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터닝포인트 USA는 미국 우익단체로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이다.

자유대학 측이 남대문에 차린 찰리 커크 분향소 (사진=자유대학 인스타그램)


이들이 커크가 숨진 직후도 아닌 15일을 택해 분향소를 설치한 이유에 대해 단체 측 관계자는 “1950년 9월 15일은 맥아더 장군이 인천상륙작전을 펼친 역사적인 날”이라며 “맥아더를 기념하고 찰리 커크를 추모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처럼 이들은 맥아더 장군에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고 앞서 지난 11일 인천 중구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에도 추모공간을 꾸몄다.

동상 앞에는 커크를 추모하는 사진과 현수막이 걸렸다. 그가 사망 며칠 전 이곳을 찾은 사실이 알려지자 몇몇 보수 단체와 유튜버들이 근조 화환을 보내면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커크는 사망 닷새 전인 지난 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빌드업 코리아 2025’ 행사에 참석했다. 방한 기간 그는 한미 동맹의 상징인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동상에서 추념하고 비무장지대(DMZ)를 찾았다.

당시 그는 “맥아더 장군은 나의 영웅이다. 6·25 전쟁에서 미국의 역할은 고귀했고, 그 덕분에 한국이 오늘날 자유국가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 정세에 대해 “트럼프는 한국 정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내가 미국 정부를 대표하지는 않지만, 한국이 지금처럼 행동하면 미국이 옳을 길을 위해 일어나서 싸울 것”이라는 발언도 했다.

수도권 주요 명소에 차려진 커크 분향소에 외국인들은 호기심 어린 눈초리를 보냈다. 이탈리아인 A씨는 “미국이 더이상 유럽과 함께한다고 느끼지 않는다”며 “비슷한 처지인 한국에 이렇게 마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다니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프랑스인 B씨는 “프랑스도 이민자, 노동, 안보 등 다양한 문제가 있다. 찰리는 우리와 생각이 같은 사람인데 총격으로 세상을 떠나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맥아더 장군 동상 근처에 그를 추모하는 여러 화환, 조화, 성조기, 포스트잇 등이 놓여있다. (사진=자유대학 인스타그램)


한국인들의 반응도 극명히 갈렸다. 경기도 안양에 거주하는 30대 D씨는 “표현의 자유가 있는 미국에서 발언에 대한 반감으로 사람이 죽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커크를 왜 극우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극우의 개념을 잘못 적용하고 있다. 극우가 아니라 보수주의자라는 명칭이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공원을 찾아 커크 추모 화환에 헌화하던 E씨는 “대학생들 앞에서 기독교 정신과 민주적인 사고방식을 투철하게 얘기하는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며 “그분이 그렇게 아까운 나이인 31살에 영면했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그러나 생전 그의 극단적인 발언에 대해 불편함을 감추지 않는 시각도 존재했다. 커크는 낙태 반대 토론에서 “10살짜리 딸이 성폭행을 당해 임신했다면 출산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사형제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집행하고 TV로 중계돼야 한다. 12세부터 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족과 공원을 찾았다가 우연히 추모 공간을 보게 됐다는 F씨는 “사회 갈등을 자신의 정치적 자양분으로 삼고 이용하던 사람이 결국 그가 주창하던 가장 극단적인 방법에 의해 죽음을 맞은 게 아닌가 싶다”며 “한미 동맹과는 별개로 그를 이렇게까지 추모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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