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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중국 단체관광객 한시 비자 면제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전담여행사가 모집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오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최대 15일간 비자 없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다. 유커 유입의 물꼬가 트인 셈이다. 한국관광공사 자료를 보면 2016년 807만명에 달했던 중국인 관광객 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와 코로나19를 거치며 지난해 460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유통업계는 채널을 가리지 않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롯데·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은 유커 맞이에 분주하다. 롯데백화점은 명동 본점에 K패션 대표 브랜드와 MZ세대 선호도가 높은 인기 브랜드를 모은 편집숍 ‘키네틱그라운드’를 운영하며 변화하는 쇼핑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추석 연휴 전후로 ‘글로벌 쇼핑 페스타’를 열고 패션·화장품·건강식품 등 외국인 선호 품목 중심의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인공지능(AI) 통역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편의점 업계도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GS25는 글로벌 한글게임북 ‘야호(YAHO)’와 협업해 ‘K편의점 가이드북’을 제작·배포하고, 서울 여행 코스와 인기 상품, 아티스트 최애 간식 등을 소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외국인 수요가 많은 점포를 중심으로 태극기·마패 등 전통 소재를 활용한 관광객용 굿즈 라인업을 강화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바나나우유, 반숙란처럼 특정 제품 쏠림이 강했다면, 지금은 하이볼이나 굿즈, 디저트처럼 ‘한국 일상’을 체험하는 소비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 업계는 다소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무비자 단체 관광 허용은 분명한 호재지만 최근까지 매출 회복이 더뎌 업계 전반에 신중한 대응 기조가 감지된다. 관광 트렌드가 바뀌면서, 과거처럼 베이징 등 1선 대도시 중심의 ‘대량 쇼핑’ 패턴이 되풀이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대신 장쑤성 등 2~3선 도시의 중산층을 겨냥한 체험형 단체 관광, 이른바 ‘VIP 관광’ 유치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고단가 화장품·건강기능식품 중심의 소비를 이끄는 동시에, 뷰티 체험존 등 체류형 콘텐츠를 강화하는 추세다.
면세점들은 K뷰티 등 구색 확대와 고객 세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한국콜마와 손잡고 연내 명동본점에 ‘K뷰티관’을 신설하고, ‘부산샌드’ 등 지역 특화 상품도 강화 중이다. 신라면세점은 중국 현지 여행사와 협업해 마이스(MICE) 단체를 유치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소규모 고단가 고객에 집중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젠 단체 숫자보다 브랜드와 고객 정밀 타깃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치는 영구적인 무비자 부활이 아니라 일정 기간만 허용되는 ‘임시 조치’인 만큼, 유통업계는 당장 눈에 띄는 효과보다는 추석 이후 흐름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실제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모으는 데는 평균 23주가 걸리고, 여행사도 상품 구성과 일정 조율에 시간이 필요하다. 업계는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여부에 주목하며, 본격적인 유커 효과는 10~11월쯤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기대와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상황”이라며 “중국 내 내수 침체 등으로 과거처럼 단기간에 대규모 유커가 몰려들긴 어려운 구조라, 실제 수요 회복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진핑 주석의 방한 여부나 APEC 정상회의 이후 분위기에 따라 본격적인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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