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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의 키워드는 단연 ‘실용’이다. 국정 안정을 위해 유관 국회 상임위에서 활동한 의원들을 대거 기용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동영, 정성호, 안규백, 윤호중 장관 등이 그들이다.
국회의원이 맡지 않은 자리는 민간 출신 전문가들로 채워졌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현장의 기업 생태계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고,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인공지능(AI) 연구 최전선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인물의 출신이나 진영보다 능력과 철학의 부합 여부를 우선시하겠다는 대통령의 원칙이 반영된 셈이다.
특히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유임은 상징적이다. 전임 정부에서 이어진 인사라는 점에서 정권 교체기의 관행을 깬 사례다. “능력이 있고 국정 철학에 부합한다면 누구든 기용할 수 있다”는 대통령의 메시지가 담겼다.
그러나 인사가 곧 성과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당면한 과제는 무겁고 복잡하다. 저성장 국면에 빠진 한국 경제를 반등시키려면 조급한 성과주의보다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AI만 보더라도 단순히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인재 양성·데이터 인프라·스타트업 생태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외교와 안보, 부동산과 민생도 시험대에 올라 있다. 미국의 통상 압박, 북·중·러의 밀착, 고금리와 물가 불안은 모두 내각이 넘어야 할 산이다.
지난 100일은 거친 자갈밭을 걷는 길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 계엄과 탄핵, 조기 대선의 후폭풍, 침체된 경기까지 정부가 동시에 감당해야 했다. 그러나 이 어려움은 내각의 실용주의가 시험대에서 빛을 발할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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