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X-이벤트, 인간·기술 공존할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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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X-이벤트, 인간·기술 공존할 시점

경기일보 2025-09-15 19:20: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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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장

최근 인류는 ‘X-이벤트’라 불릴 만한 거대한 기술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단순한 알고리즘의 진화를 넘어 AI는 이제 인간의 사고, 창의성, 판단력까지 모방하고 대체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 혁신의 물결은 단순한 기술 발전은 물론이고 사회 구조와 인간 존재의 의미까지 흔들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은 눈부시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의 진보는 그 속도와 깊이에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2024년 발표에서 AI 기술의 다음 단계로 ‘멀티모달 온디바이스 AI’, ‘에이전트 AI’, 그리고 ‘로봇 AI’를 제시하며 미래의 청사진을 그렸다. 이는 클라우드 기반 연산을 넘어 각 개인의 디바이스에서 실시간으로 작동하는 AI가 등장하고 인간의 요청을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에이전트가 일상에 침투하며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고 움직이는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이 흐름은 서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의 AI 기업 ‘딥시크’는 GPT—4 수준의 언어 모델을 자체 개발하며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단순한 모방이 아닌 독자적인 알고리즘과 학습 구조를 통해 글로벌 AI 경쟁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기술의 국경은 사라졌고 AI는 이제 국가 간 패권 경쟁의 핵심 무기가 됐다.

 

이러한 AI 폭풍은 사회 전반에 거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기술의 집중이 가속화된다. 소수의 기업과 국가가 AI 기술을 독점하면 정보와 권력의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둘째, 대규모 일자리 대체가 현실화된다. 단순 반복 업무 및 창의성과 판단이 요구되던 직종까지 AI가 대체하면서 인간의 노동은 점점 더 주변화될 수 있다. 셋째,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인간의 윤리, 인간 존중 사상은 AI 시대에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이렇듯 거대한 변혁의 뒤안길에는 무서운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AI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은 AI의 위험성에 대해 심각한 경고를 남겼다. 그의 우려는 단순한 과학자의 경계가 아니라 기술이 인간을 넘어설 수 있다는 실질적 가능성에 대한 통찰이었다. 그리고 그 경고는 곧 현실이 되고 있다. 오픈AI가 출시한 챗GPT는 인간과 유사한 대화 능력을 보여주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고 이후 이어지는 기술 혁신의 파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역할을 위협하거나 오히려 인간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엄청난 변화 속에서도 우리가 놓쳐선 안 될 것은 ‘인간’ 그 자체가 아닐까.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 방향성과 목적을 설정하는 것은 인간이어야 한다. AI는 도구이지 주체가 아니다. 윤리적 기준, 사회적 합의, 인간 중심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이유다. ‘X-이벤트’는 단순한 기술적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기술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에 대한 거대한 질문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인간 안에서 찾아야 한다.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더 인간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감정, 공감, 윤리, 존중, 배려, 이해, 소통 등 말이다.

 

가장 기술적으로 발달한 지금이야말로 인간 존중의 철학이 다시 중심에 서야 할 때다. 그것이 우리가 이 거대한 변화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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