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타 리는 세계에 부는 K-열풍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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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리는 세계에 부는 K-열풍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엘르 2025-09-15 19:04:51 신고

1982년 영화 〈트론〉은 개봉 당시 큰 호평을 받거나 수익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건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 〈블레이드 러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할리우드에는 분명 사이버 펑크 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터미네이터〉 이전까지 대중적인 장르로 취급되진 않았죠. 하지만 〈트론〉은 시간이 지날수록 재평가를 거듭하며 이제는 사이버 펑크 장르의 전설적 영화로 꼽힙니다. 이는 〈트론〉에서만 사용된 CGI 등의 특수효과로 창조된 놀라운 비주얼 덕일 겁니다.



〈트론〉은 2010년 〈트론: 새로운 시작〉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탑건: 매버릭〉, 〈F1 더 무비〉의 조셉 코신스키의 첫 영화 연출작으로도 기대를 모았지만 좋은 평가를 얻지는 못했어요. 후속 프로젝트였던 〈트론: 어센션〉은 디즈니 내부 분위기 상으로 제작이 취소되기까지 했죠. 그리고 15년이 흐른 2025년, 시리즈는 〈트론: 아레스〉로 부활했습니다.


우선 〈트론〉 세계관에선 가상 세계에서 창조된 존재를 현실 세계로 끌어올 수 있습니다. 〈트론: 아레스〉는 이 위대한 유산을 빅 테크와 인공지능(AI)으로 시끄러운 오늘날로 데려왔습니다. 극 중 가상 세계에서 태어난 AI 병기 아레스(자레드 레토)는 현실 세계에서 단 29분만 존재할 수 있는데요. 세계 최고의 프로그래머인 이브 킴(그레타 리)이 이를 해결할 해답을 발견합니다. 고도로 지능이 발달한 아레스는 통제를 벗어나 자신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움직이고, 이 과정에서 이브 킴과 만나게 되죠.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캐릭터들이 서로의 욕망으로 부딪히는 사이 인류는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주연급 출연진 가운데 반가운 얼굴이 있습니다.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로 제81회 골든 글로브, 제29회 크리틱스 초이스 등에서 여우주연상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그레타 리입니다. 그가 맡은 이브 킴 역은 1982년 〈트론〉의 천재 프로그래머 플린(제프 브리지스)가 남긴 '코드'를 풀어낸 천재 컴퓨터 프로그래머죠. 15일 〈트론: 아레스〉의 홍보차 한국을 찾은 그레타 리는 취재진 앞에서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는 "아무리 여러가지 상상을 해 봐도, 할리우드 영화의 한국인 주인공으로 한국에 올 수 있단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이 작품이 자신에게 갖는 의미를 전달했어요.


그레타 리의 대표작인 〈패스트 라이브즈〉와, 대표작이 될 〈트론: 아레스〉는 전혀 다른 영화입니다. 두 작품으로 정신과 육체의 두 극단을 오간 그는 "〈트론: 아레스〉는 굉장히 몸을 많이 써야 하는 영화다. 스턴트가 굉장히 많았다. 어렵기도 했고, 스스로 겸허해지는 경험도 했다"라며 "정적이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자연스런 감정 연기 이후 몸을 많이 쓰는 영화를 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그레타 리는 이날 공개된 풋티지 영상 속에서도 쉴 틈 없이 달리는데요. 이에 "정말 달리기 실력은 제대로 늘었다. 올림픽에서 뛰어도 될 정도였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그러면서 "달리는 촬영을 할 때마다 '못 뛰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죽기살기로 뛰었다"라고 덧붙였죠.



그레타 리가 말했듯 한국계 배우로서 〈트론〉이라는 거대 프랜차이즈의 주인공이 된 건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는 "몇십 년을 연기하며 할리우드에서 정말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실제로 목격했다"라고 말문을 열며 "이러한 영화와 캐릭터가 최초라는 것이 그 변화의 시작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는데요. 동양계 배우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열리는 시발점으로서의 변화가 그에게도 희망적으로 느껴진다는 거였죠. 이 출발점에서 그레타 리는 부담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습니다.


동양계 중에서도 '코리안 아메리칸'의 할리우드 활약이 돋보이는 요즘입니다. 그레타 리는 이 같은 K-열풍이 피부로 와 닿느냐는 질문을 받고 단번에 "드디어(Finally)!"라고 외마디 탄성을 내뱉었습니다. 그는 "사실 한국인들은 우리가 세계 최고란 걸 알고 있지 않았나. 전 세계가 이제야 정신을 차렸다"라고 재치있는 답변을 내놨어요. 이어 "개인적으로도 기쁠 뿐만 아니라 스스로 생각했던 걸 확인, 인정 받는 기분"이라며 "세상은 얼마나 더 대단한 걸 볼 수 있는지 아직 모른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레타 리 개인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배우로서의 성취가 눈에 띄는데요. 할리우드 상업 영화와 독립 영화 모두가 찾는 얼굴이 된 그는 "제3자 입장에서 저를 평가하는 건 어렵다. (잘 되기까지) 왜 이렇게 긴 시간이 걸렸는지도 대답하기 쉽지 않다"라면서도 "한국계 미국인, 여성 등 나의 정체성을 뛰어 넘어 모든 캐릭터의 '인간성', '사람' 자체에 집중하려 한 노력이 오늘날 이 자리에 오게 해 준 것이 아닐까 싶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레타 리는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를 관객에게 공감하게 하는 것이 배우의 궁극적 목적이고, 영화의 목적이기도 할 것"이라며 "영화는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에 실제적 사랑과 인간성에 집중하는 게 맞다"라고 철학을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트론: 아레스〉는 CGI 영화의 시초라고도 불리는 기념비적 프랜차이즈의 새 작품입니다. 그만큼 〈트론〉의 세계관을 지켰지만 시각적 만족감을 극대화하는 효과들이 풋티지 영상에서도 확인됐죠. 그레타 리는 "최근에 알게 됐는데, 1982년 첫 〈트론〉이 나왔을 당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스페셜 이펙트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지 못했다"라며 "당시에는 특수효과에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이 편볍이나 반칙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단히 시대를 앞서간, 의미 있는 영화"라고 자부했습니다. 드디어 찾아 온 AI 시대와 제프 크로넨웨스 촬영 감독의 시네마토그래피, 나인인치네일스의 OST까지 가미된 〈트론: 아레스〉는 10월 8일 개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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