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아이콘매치 빛낸 축구 전설들의 품격, 2년 연속 매진 이유 증명

제라드가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넥슨 제공

| 한스경제(상암)=신희재 기자 |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들은 실력만큼 태도도 훌륭했다. 게임 회사 넥슨이 주최한 대형 축구 이벤트 '아이콘매치'가 2년 연속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아이콘매치는 온라인 축구 게임 'FC 온라인'과 'FC 모바일'을 서비스하는 넥슨이 게임과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 준비한 행사다. 국내외 축구 전설들이 각각 FC 스피어(공격수 팀)와 실드 유나이티드(수비수 팀)로 맞대결하는 이색 축구 경기다.

지난해 10월 첫 경기는 만원 관중이 찾아 흥행했고, 올해도 13일과 14일 양일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돼 2년 연속 매진에 성공했다.

스피어의 카카(왼쪽)가 실드의 리세를 앞에 두고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넥슨 제공

올해 아이콘매치는 디디에 드로그바, 리오 퍼디낸드 등 지난해 대회를 빛냈던 선수들과 스티븐 제라드, 웨인 루니, 이케르 카시야스 등 새 얼굴 등 32명의 전설이 참석해 조화를 이뤘다. 이들은 은퇴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단 한 경기를 위해 투혼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코치로 참가했던 박지성은 올해는 선수로 뛰기 위해 1년간 맹훈련한 끝에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는 오른쪽 무릎에 테이핑을 감은 채 전반전 중반 교체될 때까지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스피어 주장 드로그바는 "현역 시절에 비해 느려졌을 수는 있지만 (선수들은) 여전히 경기를 사랑한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현역 못지않다"고 강조했다.

아이콘매치가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 전경. /넥슨 제공

최선을 다하는 전설들을 향해 6만4855명의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사소한 장면 하나에도 감탄사를 연발하며 90분 동안 축제를 즐겼다.

이날 제라드 유니폼을 입고 현장을 찾은 40대 축구팬 임성준 씨는 "20대 때 잉글랜드를 좋아했는데 루니, 제라드 등을 현장에서 볼 수 있어 예매했다. 해외로 나가야만 볼 수 있었던 선수들을 국내에서 볼 수 있어 기쁘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실드 선수단이 아이콘매치 승리 후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넥슨 제공

이날 경기는 후반 43분 터진 박주호의 역전골을 앞세워 실드의 2-1 승리로 끝났다. 90분 내내 모든 것을 쏟아부은 축구 전설들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품격을 보여줬다. 세계적인 사령탑, 아르센 벵거와 라파엘 베니테스는 각각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상세하게 답변한 뒤 박수갈채를 받으며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비슷한 시각 믹스트존을 통과한 선수들은 질문 1~2개만 받는 제한적인 상황에도 최대한 긴 답변을 남기며 감사함을 표현했다. 열과 성을 다한 전설들 덕분에 아이콘매치를 찾은 모두가 행복한 추억을 안고 현장을 떠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