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금감원' 불길에 기름 부은 김어준 한마디 "불만이면 퇴사하라"…국힘 "상왕정치의 민낯"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이슈] '금감원' 불길에 기름 부은 김어준 한마디 "불만이면 퇴사하라"…국힘 "상왕정치의 민낯"

폴리뉴스 2025-09-15 16:05:52 신고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원과 직원들이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 로비에서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고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원과 직원들이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 로비에서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고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정부여당의 정부조직개편안으로 금융위원회 해체와 금융감독원 공공기관화에 반발해 '검은 옷 투쟁'을 벌이고 있는 비상상황에서 충정로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방송인 김어준 씨의 금융감독원 직원들을 향한 "불만이면 퇴사하라"는 말 한마디가 끓는 기름에 불씨를 당겼다.

특히 정치계 안팎에서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이라며 팬덤정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합의한 정부조직개편을 두고 반발하는 직원들의 여론을 달래지는 못할망정 김 씨가 나서 "퇴사하라"고 말하자 직원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김 씨는 지난 12일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 에서 금감원 직원들의 조직개편 반대 집회를 겨냥해 "불만이면 퇴사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 "그분들 입장에서 불만이 납득은 가지만 퇴사 처리해서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게 좋겠다. 전원 다 퇴사 받고 새로 뽑아야 한다"며 재차 '전원 퇴사'를 주장했다.

정부의 조직개편에 반대해 투쟁하는 직원들을 전부 퇴사처리하고 새로 충원하자는 김 씨의 발언은 곧바로 금감원 내부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방송 이후 금감원 사내 게시판에는 김 씨의 발언을 비판하는 직원들의 글이 잇따랐다. 일부 직원은 "조직이 상처를 입었다"고 했으며 다른 직원은 "대부분은 가장이자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들이다. 생존이 걸린 문제를 너무 쉽게 퇴사하라고 말한 것은 공감도 현실성도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직원은 "금감원 4급 이상 직원은 퇴사 후 3년간 금융업계 재취업이 제한된다. 현실적으로 다른 취업처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고 했다.

해당 기사의 댓글은 다소 강한 표현을 써 가며 김 씨를 비판했다. 댓글에는 "유튜브 방송인이 금감원 직원의 고충을 알기는 하나", "퇴사랑 이직이 쉬워요?", "파업 황제 노조원들 퇴사하라는 소리는 안하냐", "민노총 노조원들은 앞으로 파업하지 말고 불만이 있으면 모두 퇴사해라. 준엄하신 그 분의 지령이다", "방송이나 하지 왜 자꾸 정치에 입을 대냐", "괜히 충정로 대통령이 아니네. 이제 민주당은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하다"는 등 김 씨의 발언을 비난했다.

반면 금감원 직원들을 비난하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일부는 "불필요한 공무원, 자역발전을 위해 전원 부산이나 세종으로 보내서 옥석을 가리자", "지역발전을 위해 세종으로 가세요", "밥그릇 불확실성이지 금융권은 아무 문제없다", "군인도 발령이나 조직개편되면 시위하겠네", "불만 있으면 퇴사해. 자기들이 특권층인줄 알고 있네" 등의 반응도 있었다.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원과 직원들이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 로비에서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고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원과 직원들이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 로비에서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고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감원 직원들 '검은 옷 시위'···"취업 사기 당한 기분"

앞서 지난 7일 오후 정부는 금융감독원을 분리해 '금융소비자원(금소원)'을 신설하고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금융 부문의 핵심 개편 내용은 기획재정부 분리와 금융위 해체다.

당정은 기재부의 예산 기능을 떼어내 기획예산처로 독립시키고, 기재부는 재정경제부로 개편해 금융위의 국내 금융 정책 기능을 붙이기로 했다. 남은 금융위 조직은 금감위로 이름을 바꿔 금융 감독과 소비자 보호 등을 담당한다. 금감위는 금감원과 금소원을 지도하는 역할을 하며 두 조직은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신설되는 금감위의 조직 규모는 미정이다.

정부의 조직 개편안이 발표되자 금감원 직원 약 700명은 상복을 입고 로비 1층에서 출근 시위를 벌이며 즉각 반발했다. 9일 오전 8시 여의도 금감원 본원 로비 1층에는 검은 옷을 맞춰 입은 직원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조직 분리를 반대하는 직원들의 명패 수백 개가 바닥에 깔렸고 '금융소비자 보호가 운명을 다했다'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도 게시됐다.

금감원 노동조합은 이 자리에서 '금융감독체계 개편 반대 시위'를 열고 금소원 분리와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방침을 강하게 규탄했다. 노조위원장 직무대행은 발언대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역행하는 금소원 분리는 철회돼야 한다. 감독기구 독립성을 침해하는 공공기관 지정 역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출근길에 취재진과 노조들이 "입장을 밝혀 달라"고 항의했지만 아무런 대답 없이 경호팀의 안내를 받아 전용 엘리베이터로 이동했다. 이 장면은 현장 직원들의 분노를 더 키웠다. 노조는 30명 내외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총파업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노조 측은 "금소원 분리·신설은 소비자보호 강화 효과가 불확실하다"며 "금융상품의 기획·개발, 판매, 민원 응대 등이 일련의 프로세스로 이뤄지는데 서로 다른 기구가 해당 프로세스를 분절해 감독·관리하게 되면 무수한 비효율만 양산하고 소비자보호 강화 효과를 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및 정부조직 개편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및 정부조직 개편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충정로 대통령'의 민낯, 잔인하고 몰지각해"

김 씨의 유튜브 방송은 민주당 국회의원 다수가 출연할 정도로 정치권에서 행사하는 영향력이 강한 만큼 해당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에서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생계와 미래가 걸린 직원들에게 '퇴사하라'는 잔인한 막말을 던진 것은 국민을 향해 '힘들면 그만 살아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김씨의 무지성 발언은 분노를 넘어 참담함마저 느끼게 한다"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김어준씨는 "이번 기회에 민노총을 향해서도 '회사에 불만이면 시위하지 말고 그만 퇴사하라'고 자신 있게 외치라"며 "금감원 개편은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중대한 국가 과제가 걸린 사안으로, 이재명 정부는 금감원의 독립성을 강화하라는 IMF의 권고를 무시한 개악 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김어준 씨는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마저 '개인 불만'으로 매도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김어준 씨의 막말은 이재명 정부의 독선적 국정 운영과 맞닿아 있으며 결국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천박한 인식의 연장선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발언이 개인의 돌출 행동을 넘어 여의도를 배후에서 흔드는 이른바 '상왕 정치'의 민낯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이어 "만주당 106명의 의원이 줄줄이 그의 방송에 출연하고 당 대표 선거조차 그의 입김에 의해 좌우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지경이다. 대한민국 국회를 조롱하며 군림하는 '여의도 상왕,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 같은 존재에게 굽신 거릴 수밖에 없는 민주당의 현실이 애처롭다"며 "김어준 씨는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고 민주당은 상왕 정치의 굴레에서 벗어나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