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김건희 특검, 한학자 총재 체포영장 검토…권성동·김상민 '구속 기로'

한학자 통일교 총재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김건희씨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이 통일교와 윤석열 전 대통령, 국민의힘 유착 의혹과 관련해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세차례 소환했으나 한 총재측은 건강상의 이유로 이에 모두 불응했다.

이에 한 총재에 대한 특검팀의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한 총재측은 17일이나 18일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재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진다면 국민의힘을 겨냥한 특검의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번 주에는 '통일교 유착 의혹'을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김건희씨에게 고가의 그림을 사주고 지난 총선에서 공천 대상으로 거론된데 이어 국정원장 법률특보가 된 김상민 전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진행된다. 

통일교 한학자, 세차례 불출석…"17~18일 출석 하겠다"

김건희 특검팀은 통일교과 윤석열 전 대통령 및 국민의힘과 유착한 정황을 포착하고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대면 조사를 앞두고 있다. 

한 총재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와 공모해 2022년 1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4∼7월에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씨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데 관여한 혐의도 있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지난 1일 한 총재에게 8일 출석할 것을 처음 요구했으나 한 총재는 심장 관련 시술을 받고 건강 문제를 이유로 불출석했다.

이후 11일 소환을 재통보했지만 한 총재 측은 산소포화도가 정상 범위를 밑도는 등 상태가 좋지 않다며 재차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 총재 측은 15일 소환 통보에 또다시 불출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팀은 14일 언론 공지를 통해 "내일(15일) 소환 조사 예정이던 한 총재가 변호인을 통해 건강상의 사유로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서면으로 제출했다"고 알렸다.

이어 "매번 (조사 예정일) 직전에 일방적인 불출석 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수사팀은 3회 소환 불응 처리하고 향후 대책을 검토 중"이라면서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한 총재의 건강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특검팀이 지정한 15일 대면 조사가 어려워 17일 혹은 18일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총재가 지난 4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전극도자절제술(부정맥 치료용 시술)을 받고 회복 중이며, 지난 11일 부정맥이 재발한 상태여서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형사소송법에는 검사나 사법경찰관은 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의 출석을 요구해 진술을 들을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아울러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타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는 때에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할 수 있다고 정해놓고 있다.

다만, 한 총재 측이 2∼3일의 시차를 두고 자진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일단 진의를 확인한 뒤 기다리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검, 이기훈 구속 후 첫 소환조사…윗선 김건희로 향하나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을 오는 16일 처음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17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사전 고지 없이 불출석하고 도주해 55일 만인 지난 10일 전남 목포에서 검거됐다.

특검팀은 체포 다음 날인 11일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12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증거 인멸과 도망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 이일준 회장(구속기소)과 이응근 전 대표(구속기소), 조성옥 전 회장(불구속) 등과 공모해 2023년 5~7월 삼부토건 주가조작을 주도해 369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를 받는다.

특히, 삼부토건 내 '그림자 실세'로 불리며 주가조작의 기획자이자 주범으로 꼽힌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삼부토건 인수를 추진하고 우크라이나 관련 업무협약(MOU) 체결 및 허위·과장된 보도자료 배포를 주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발판으로 지난달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조 전 회장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조 전 회장을 '주식 매도자'로 보고 보완 수사를 거쳐 조만간 구속영장을 재청구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 1호 수사였던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과제는 김건희씨가 주가조작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것이다.

삼부토건 주가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2023년 7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재건지원을 약속한 시점에 급등했다. 같은 해 5월 주당 1000원 대였던 주가는 두 달 만인 7월 5000원 대로 치솟았다.

'통일교 정치자금' 권성동·'공천개입 의혹' 김상민, 영장실질심사 앞둬

이번 주에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김상민 전 검사에 대한 영장 심사도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앞서 특검은 통일교 본부장이었던 윤씨로부터 불법 정치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권 의원에 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남세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오후 2시 진행된다. 불체포특권이 있는 현역 국회의원이 특검에 청구에 의해 구속 심사를 받는 첫 차례다.

특검은 지난 2022년 1월 5일 권 의원이 윤 씨로부터 1억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만난 날 촬영된 1억원의 현금 사진, 당일 윤씨가 지인에게 '권 의원에게 금품을 지원했다'고 보낸 메시지 등을 토대로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법 혐의가 성립한다고 봤다.

증거를 확보한 특검은 권 의원이 현역 국회의원 신분임에도 범죄가 중대하고, 추가 수사의 필요성이 있다며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지 하루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 의원이 종교 단체와 결탁해 국정을 농단했다는 것이 특검의 주장이다.

특검은 권 의원이 윤씨와의 만남은 인정하지만 돈은 받지 않았다며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며, 윤 전 본부장을 회유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토대로 증거인멸의 우려도 크다고 봤다. 권 의원이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차명폰을 사용했다는 점도 의심스럽다는 것이 특검의 시각이다.

김건희씨에게 고가의 그림을 건네고 공천을 받으려고 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상민 전 검사에 관한 구속 심사도 17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특검은 김건희씨가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명태균씨는 김씨가 조국 수사 때 고생을 많이 했다며 김 전 검사를 챙겨주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전 검사는 당시 공천에서 탈락한 후 국가정보원 법률 특보로 임명됐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특검 조사에서 김 전 검사만 특별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진술했다. 그의 공천을 명씨에게 따로 부탁할 이유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특검은 김씨의 오빠 김진우씨 장모 주거지를 압수수색 하며 발견한 이우환 화백의 고가 그림 구매자가 김 전 검사라는 정황을 포착했다. 김 전 검사가 그림을 김씨에게 선물하고 공천을 받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