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채납으로 시민 공간 조성"…시의회 "전 과정 공개해야"
(의왕=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경기도 의왕시의 무민공원 조성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의 측근 격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의왕시는 "청탁과 무관하게 진행된 사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5일 의왕시에 따르면 무민공원은 백운호수 내 약 2만4천㎡ 공간에 북유럽 전설 속의 '트롤'을 기반으로 핀란드 여성 작가 토베 얀손이 만든 캐릭터인 무민의 조형물과 천연잔디, 놀이터 등을 갖추고 2023년 11월 개장했다.
백운호수 일대 장안지구 훼손지 복구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사업비 20억원은 백운밸리 개발사업 시행사인 백운PFV의 한 주주사가 투자해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김 여사의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전씨가 무민의 지적재산권을 가진 콘랩컴퍼니의 대표에게 "의왕시에 백운호수를 바꾸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검토해보라"고 권유하면서 김성제 의왕시장을 소개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김 시장은 이날 연합뉴스에 "콘랩컴퍼니 측에서 '전씨로부터 소개받았다'며 2022년에 처음 연락이 왔는데 전씨하고는 개인적 친분이 전혀 없다"며 "다만 장안지구 훼손지 복구에 무민 아이템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담당 공무원들을 불러서 공개적으로 만나 사업 제안을 듣고 해당 업체에 대한 검증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증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지만 당시 시는 예산이 부족했고 그때 백운PFV 주주사가 기부채납하겠다고 해서 의왕시와 주주사, 콘랩컴퍼니가 MOU를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청탁과는 아무 상관 없다"며 "전씨와 콘랩컴퍼니 사이에 어떤 이야기나 금품이 오갔는지는 시와 관련이 없고 알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의왕시의회 일각에서는 이번 의혹으로 시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김 시장을 비판했다.
시의회 서창수, 김태흥(이상 더불어민주당), 한채훈, 박현호(이상 무소속) 의원은 이날 시의회에서 무민공원 청탁 의혹 규탄 결의문을 발표하고 "이번 의혹으로 의왕시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어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무민공원 사업 전 과정에 대한 자료를 시민과 의회에 즉시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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