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곽호준 기자 |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통화 질서를 재편할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중국·일본에 이어 한국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디지털 통화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1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한스경제와 ESG행복경제연구소가 개최한 ‘2025 글로벌 블록체인 포럼’ 강연에서 달러·위안화·엔화·원화 간 스테이블코인 패권 경쟁과 그 파급력을 집중 조명했다.
먼저 황 교수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거래의 99%를 점유하고 압도적인 유동성을 보유해 사실상 디지털 달러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강점을 설명했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지급준비금 미공개 등 발행사의 투명성 논란을 들며 신뢰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견제'라는 전략적 목표에 주목했다. 중국은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배제하고 '디지털 위안화(e-CNY)'를 중심으로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기반 가상화폐 발행을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아시아·아프리카 무역권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린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엔화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청(FSA)의 제도적 지원으로 법적 기반을 확보, 엔화 특유의 ‘안전자산’ 이미지가 신뢰도를 높이는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일본 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작고 금융 네트워크에서 달러·위안화 대비 영향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국제 결제 시장 점유율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황 교수는 한국도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통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하루라도 빨리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김치 프리미엄 해소, 해외 투자자 유입, K-콘텐츠 결제 인프라 구축 등에서 전략적 가치가 있다"며 "한국은행 CBDC와 공존해 민간 영역의 혁신성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금세탁방지(AML), 대규모 불법 송금 등의 리스크를 통제할 법제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가상자산 시장의 향후 시나리오로 ▲달러 중심 구도 지속 ▲각국 스테이블코인 공존에 따른 다극화 ▲CBDC 중심의 디지털 통화 블록화를 제시했다. 그는 "원화 디지털 생태계 조성과 법적 제도화, 투자자 신뢰 확보가 한국의 생존 전략"이라며 "앞으로 한국은 혁신적이면서도 견고한 디지털 통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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