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최태인 기자]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구금됐던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의 귀국이 마무리된 가운데, 당장 조지아 합작 공장 일정 차질과 비자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현지에서 운영 중인 기존 공장 인력을 현대차그룹과 합작으로 건설 중인 조지아 공장(HL-GA JV)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구금 사태로 생긴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자 문제가 없는 엔지니어를 활용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현재 미국에서 가동 중인 공장은 총 3곳이다. 단독 운영 중인 미시간 홀랜드 공장(마더팩토리)과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 공장인 오하이오·테네시 공장이 있다. 이 중 업계는 단독 공장인 미시간에서 인력을 조정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GM 합작 공장은 파트너사와의 협의가 필요한 만큼 인력 이동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조지아 공장 건설 일정이 2~3개월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비슷한 시각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이번에 구금됐다가 귀국한 파견 인력을 다시 현장에 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새로운 인력을 다시 파견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비자다. 이번 사태의 중심이 된 비자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새로운 인력 투입도 여의치 않다. 비자 절차가 정비되기 전까지는 미국 내 인력 재조정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조지아 외에도 애리조나 퀸크릭, 미시간 랜싱에서 단독 공장을 건설 중이며 오하이오 파예트카운티에서는 혼다와 함께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하지만 이 공사들도 차질을 피하기 어렵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구금 사태 이후 전자여행허가제(ESTA)로 입국한 직원은 귀국시키고 단기 상용(B-1) 비자를 가진 인력은 숙소 대기 지시를 내린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비자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현장 인력을 재투입하고 공사 속도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구금됐던 직원 330여명과 함께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자리에서 "매니징 가능한 수준"이라고 언급한 것은 조지아 공장이 아직 가동 전이라는 점에서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조지아 공장 운영 지연에 따른 손실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해당 공장은 연간 3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으로 업계는 1GWh당 약 3,000억 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양산 시점이 한 달만 늦춰져도 최소 수천억 원 규모 이상의 매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자 문제가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 어려운 만큼 현재로서는 미국 내 기존 공장 인력을 조정해 대응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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