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더 필요하다” 했는데…숨진 해경의 마지막 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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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더 필요하다” 했는데…숨진 해경의 마지막 무전

이데일리 2025-09-14 19:56: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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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갯벌이 갇힌 70대 중국인을 구조하고 순직한 고(故) 이재석(34) 경사가 당시 파출소에 추가 인원 투입을 요청한 정황이 나타난 가운데 유족이 이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고(故) 이재석 경장이 지난 11일 새벽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인근 갯벌에서 고립된 70대 중국인에게 구명조끼를 벗어주고 있는 모습. (사진=인천해양경찰서)


14일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무전 녹취 기록에 따르면 이 경사는 지난 11일 오전 2시 7분쯤 영흥도 주변 갯벌을 감시하는 드론 순찰 업체의 확인 요청을 받은 뒤 홀로 출동했다.

이 경사는 이날 오전 2시 16분쯤 첫 무전을 통해 “꽃섬에 혼자 있는 요구조자(구조 요청자)가 상의를 탈의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후 2시 42분에는 “현재 요구조자 확인. 입수해서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후 “추가 인원이 필요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 경사는 “물이 차올라 조금 필요할 것 같다”며 “일단 제가 한번 들어가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담당 팀장은 “서(인천해경서)에 보고하고 OO(다른 인물) 깨워서 같이 상황 대응을 하자.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었고 이 경사는 “일단 요구조자를 만나러 이동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2시 56분 “요구조자는 발이 베어 거동이 안 된다고 해서 구명조끼를 벗어드려서 이탈시키도록(위험구역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 물은 허리 정도까지 차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사는 “구명조끼를 터뜨려서 이동시키도록 하겠다”고 한 뒤 17분간 별다른 무전이 없었다. 당시 구명조끼는 끈을 당기면 튜브처럼 부풀어 오르는 형태였다.

오전 3시 14분이 돼서야 파출소는 이 경사를 찾으며 “통화 가능하면 교신 가능하면 아무 때나 연락해봐”라고 무전했고, 그것이 이 경사와의 마지막이었다.

다른 영흥파출소 직원들은 당일 오전 3시 9분께 “물이 많이 차 있다”는 드론업체의 지원인력 요청을 받고서야 현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경사는 이날 오전 9시 41분쯤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상황에 대해 유족들은 2인1조 출동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파출소 및 출장소 운영 규칙 제37조 3항에는 ‘순찰차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2명 이상 탑승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돼있기 때문이다.

당시 영흥파출소 당직 근무자는 이 경사와 소속 팀장이었다. 유족 중 한 명은 언론에 “당직은 두 명이 서는데 왜 혼자 보냈느냐고 하니 당직자 중 한 명이 팀장이었다고 했다”며 “다른 해양경찰관들도 혼자 출동하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경사의 유족은 2인 1조 출동 매뉴얼 위반 등 의혹에 대해 진실을 밝힌 것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해양경찰청은 이날 이 경사 순직과 관련 외부 전문가 6명이 포함된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진상조사단은 15일부터 2주간 활동할 예정이며, 현장 출동에 2인 1조 출동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경위 및 추가 인원 투입 지연 이유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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