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마라토너' 이봉주(55)가 뜨거워진 러닝 열기에 맞춰 러너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봉주는 14일 뉴시스를 통해 "마라톤 열풍인데, (기록에) 욕심내지 말고 즐겁게 달렸으면 한다. 무엇보다 부상 없이 오래 즐길 수 있는 러닝, 마라톤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근 러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장비나 장소의 제약이 적어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더해져 달리기 열풍이 불고 있다. 스포츠 업계에서는 국내 러닝 인구를 약 1000만명으로 추산할 정도다.
러닝, 즉 달리기의 정점에 있는 종목이 마라톤이다. 한국 마라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이봉주다.
이봉주는 지난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 2001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 우승에 이어 한국 마라톤 신기록을 세 차례 수립하는 업적을 달성했다.
2009년에는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상했으며 은퇴 이후에도 한국 마라톤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국민 마라토너'라는 수식어까지 얻은 인물이다.
지난 2020년 근육의 수축과 긴장 정도를 조율하는 중추신경계의 이상으로 근육이 과도하게 강직되면서 몸이 뒤틀리고 돌아가는 운동장애 질환인 '근육긴장이상증'이라는 난치병 진단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
이봉주는 "건강은 7~80% 정도 회복됐다. 최근 방송 활동도 하고, 대회나 강연에도 참여하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마라톤만큼 건강에 좋은 운동은 없다. 체력은 물론 정신력까지 단련된다"며 "힘든 고비를 이겨내는 성취감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곧장 마라톤 사랑을 뽐냈다.
마라톤 사랑이 여전한 만큼, 최근 러너들 사이에서 주요 키워드인 '러너스 하이'와 '미드풋'에 대한 의견도 남겼다.
'러너스 하이'란 격렬한 운동, 특히 장거리 달리기를 할 때 경험하게 되는 행복감, 쾌감 또는 도취감을 일컫는 말로, 러닝을 할 때 느낄 수 있는 고유의 기분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는 플라시보 효과일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에 이봉주는 "현역 때는 기록 경쟁에 집중하다 보니 그 러너스 하이라는 걸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다"고 고백하면서도 "은퇴 이후에는 마라톤을 즐기시는 분들과 가볍게 뛰다가 한 번 느낀 적은 있다. 아마 기록에 집착하지 않고 즐기며 달릴 때 찾아오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발바닥 중간 부분부터 지면에 닿는 방식으로 뛰어 부담을 줄이는 주법으로 알려진 '미드풋'에 대해선 "특정 방식이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자기가 편하다고 느끼는 스타일에 맞게 달리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러닝화를 고르는 방법으로는 "러닝이 인기가 많아지면서 다양한 소재, 여러 등급에 맞춰 러닝화가 나오는데, 본인 발에 맞고 착용감이 편한 게 가장 중요하다.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라며 "(신었을 때 발이) 편해야 오래 달려도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뛸 때 느끼는 기분, 주법, 장비 등을 떠나 가장 중요한 건 '부상 방지'라고 인터뷰 내내 강조한 이봉주다.
그는 "자신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기록에 집착해 괜히) 무리하면 부상이 온다. 단계적으로 훈련하고 워밍업을 철저히 하면 크게 다칠 일은 없다"며 "자기 상황에 맞지 않게 욕심을 내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이봉주는 아마추어 레벨의 마라톤 열풍에 비해, 한국의 엘리트 수준은 미래가 어둡다고 우려했다.
이봉주는 "생활체육으로는 활성화됐지만, 엘리트 선수층은 줄어 침체기에 있다"며 "예전처럼 학교마다 육상부가 있어야 선수들이 자라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초등학교, 중학교부터 육상이 살아나야 한국 마라톤이 다시 도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본인이 지도자로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할 수도 있다"면서도 "(지도자를) 하려면 마음가짐과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모든 게 충족이 돼야 할 수 있지 않겠냐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봉주는 팬들에게 "마라톤은 건강 유지에 정말 좋은 운동"이라며 "체력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힘든 고비를 이겨내는 힘을 길러준다. 부상 없이 즐기시길 바란다"고 전하며 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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