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과 속보에 밀린 스포츠 본질, 대안을 묻다[스포츠리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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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과 속보에 밀린 스포츠 본질, 대안을 묻다[스포츠리터치]

이데일리 2025-09-13 12:31: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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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이데일리가 대한민국 스포츠의 미래를 고민합니다. 젊고 유망한 연구자들이 현장의 문제를 날카롭게 진단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합니다. 변화의 목소리가 만드는 스포츠의 밝은 내일을 칼럼에서 만나보세요.

이미지=퍼플렉시티 AI


[주형철 칼럼니스트] 포털 스포츠 뉴스 메인화면을 장식하는 제목들은 대개 “이강인 이적 임박?”, “손흥민 눈물의 인터뷰”, “김민재, 감독과 갈등?” 같은 자극적인 문구들이다.

하지만 막상 기사를 클릭해 보면, ‘A매체 보도에 따르면’, ‘현지 반응’이라는 추측성 문장만 반복될 뿐이다. 사실 확인도, 맥락도 없이 루머만 확대 재생산되는 보도가 스포츠 뉴스 공간을 점점 잠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지 언론사만의 책임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의 급속한 발전은 뉴스 소비의 중심을 전통 미디어에서 포털, 그리고 유튜브와 같은 영상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동시켰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자극적인 썸네일과 과장된 해설을 통해 영상 콘텐츠로 재생산되고, 그로 인해 루머의 확산 속도와 영향력이 과거보다 훨씬 더 커졌다는 점이다.

특히

이러한 구조 속에서 팬들은 점점 피로를 느낀다. 클릭을 유도하는 제목과 내용 없는 기사,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정보는 스포츠에 대한 몰입과 신뢰를 점차 약화시킨다. 그 결과 정보를 얻기 위해 스포츠팬 스스로 발품을 팔고 있다. 지금의 추측성 언론 기사 때문에 오늘날 스포츠 팬들은 단순 수용자가 아니라, 스스로 정보를 선별하고 분석하는 소비자로 진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팬들의 욕구를 일정 부분 충족시켜온 해외 사례가 바로 ‘The Sports Column’과 같은 팬 참여형 플랫폼이다. 이곳에서는 기자가 아니라 팬이 직접 스포츠에 대한 글을 쓰고, 분석하고, 공유한다. 어떤 이는 저널리즘을 공부한 사람일 수도 있고, 어떤 이는 단지 스포츠를 사랑하는 일반 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이들은 스포츠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과 관찰력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만든다. 단순한 루머가 아닌, 경기력과 전술, 팀워크, 그리고 인간 서사에 집중하는 글들이 주를 이룬다.

사실 한국에서도 과거에는 디시인사이드 스포츠 갤러리와 같은 온라인 공간이 이러한 기능을 해온 바 있다. 초기에는 팬들이 자발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토론하며, 깊이 있는 분석과 예측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상업화, 루머 유포, 자극적 정보 중심으로 변질됐고, 정보의 질은 점차 약화됐다.

이미지=퍼플렉시티 AI


여기에 더해, 뉴스 생태계를 구성하던 중요한 장치 중 하나였던 ‘댓글 기능’의 폐지 역시 오늘날 자극 중심 보도 강화의 한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다. 한때 네이버 스포츠 뉴스는 팬들의 활발한 의견 교류와 기사에 대한 실시간 반응 공유의 공간이었다.

물론 악성 댓글이나 인신공격 같은 폐해도 분명 존재했지만, 댓글은 기사에 대한 독자의 비판적 시선과 언론에 대한 견제 장치를 제공했다. 그러나 댓글 기능이 사라지면서, 기사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이나 비판적 여론 형성의 통로가 사라졌고, 그 빈자리를 ‘클릭 수’가 대신하게 되었다.

그 결과 뉴스는 독자의 반응보다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소비되기 시작했고, 이는 자극적인 제목과 빠른 속보 중심의 기사 확산을 더욱 부추기게 된 것은 아닐까. 댓글 폐지가 필요했던 나름의 이유는 있었지만, 그 부작용과 구조적 결과에 대해 이제는 냉정하게 돌아볼 시점이다.

결국 핵심은 같다. 누가 콘텐츠를 만들든, 그 내용이 스포츠의 본질을 담고 있는가, 그리고 팬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뉴스가 속보와 자극에 치우칠수록, 스포츠의 맥락과 가치, 그리고 감동은 점점 희미해진다. 스포츠는 기록과 전술, 인간의 서사와 감정이 어우러지는 복합 문화 콘텐츠이며, 그 중심에는 언제나 팬이 있다.

이제는 뉴스 생산자 중심이 아닌, 팬의 관점에서 콘텐츠를 재구성해야 할 시점이다. 팬의 눈으로 보고, 팬의 언어로 해석하며, 팬의 정서로 공감하는 스포츠 콘텐츠야말로 더 큰 신뢰와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스포츠 저널리즘은 단순히 속보 경쟁을 벌이는 산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스포츠는 언제나 팬들의 관심을 먹고 자라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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