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조원동의 한 프랜차이즈 피자가게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결국 구속됐다.
지난 3일 가게 안에서 본사 직원과 인테리어 업자 등 세 명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40대 점주 김모 씨가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의 판단에 따라 구속 영장이 발부된 것이다.
재판부는 도주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구속 사유를 명확히 밝혔다.
이번 사건은 가맹점주와 본사 간의 갈등, 그리고 인테리어 관련 분쟁이 겹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사회적 충격을 더욱 키우고 있다.
김씨는 사건 당일 가게 주방에서 본사 직원과 인테리어 업자 부녀를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고, 피해자들은 모두 복부와 주요 부위에 치명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후 김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중상을 입었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조사 과정에서 그는 범행 사실을 인정했으며,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에도 인테리어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영장실질심사 출석 과정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유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그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죄송하다고 했지만 범행 동기와 관련한 구체적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가족과 지인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사건의 배경에는 점포 인테리어 문제와 관련한 갈등이 자리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김씨 가족은 그가 오랫동안 매장 내 누수와 타일 파손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본사 측과 인테리어 업체 모두 서로 책임을 회피하며 보수를 미루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피의자가 극심한 압박감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특히 피해자 중 한 명은 사건 당시 본사와 인테리어 업체 사이에서 중재를 위해 가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관계자 역시 이번 사건이 단순히 가맹본부와 점주 간의 갈등이 아니라 인테리어 업체와의 유상 수리 여부를 둘러싼 분쟁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본사 측은 점주가 직접 인테리어 업체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으며 리베이트나 강제 리뉴얼 요구는 없었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반면 피의자의 어머니는 아들이 본사 측의 압박과 불합리한 요구를 오랫동안 받아왔다고 주장하며 사건의 원인이 본사의 책임 회피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사건 이후 경찰은 본사 관계자와 인테리어 업체 측을 잇달아 불러 조사에 나섰다.
특히 범행 전후의 구체적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메신저 대화 내용과 현장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경제적 압박과 본사와의 갈등 속에서 심리적 불안이 극도로 높아진 상태에서 극단적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본사가 주장하는 대로 이번 사건이 점주 개인과 인테리어 업체 사이의 문제에 불과한지, 혹은 가맹본부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살인 사건을 넘어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맹점주들이 본사와 계약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놓여 있으며, 영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과 유지 관리 문제를 떠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분쟁 해결 구조를 재정비하고, 점주의 고충을 제도적으로 완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법원에 의해 구속된 김씨는 앞으로 본격적인 수사와 재판 절차를 거치게 된다.
경찰은 사건의 정확한 동기와 과정, 그리고 범행 당시의 심리 상태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세 피해자의 장례는 조용히 치러졌으며, 지역 사회에서는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악구 피자가게 살인 사건은 단순히 한 점주의 극단적인 범행으로만 치부되기 어려운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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