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구금' 한국인, 무사히 한국 도착…체포부터 귀국까지 숨가빴던 일주일...한미 "한국인 위한 새비자 유형 신설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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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구금' 한국인, 무사히 한국 도착…체포부터 귀국까지 숨가빴던 일주일...한미 "한국인 위한 새비자 유형 신설 추진"

폴리뉴스 2025-09-12 16:52:07 신고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미 이민 당국으로부터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316명이 12일 오후 3시 무사히 한국 땅을 밟았다.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초유의 대규모 이민 단속으로 체포돼 구금된지 약 일주일 만이다.

지난 일주일은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시간이었다. 구금 소식을 접한 정부는 즉각 협상단을 보냈고 지난 7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석방 교섭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후 대한항공 전세기가 10일 미국 애틀란타로 향했고 11일(현지 시간 10일) 오후 현지에서 출발이 예정됐으나 미국측의 사정으로 돌연 취소되며 각종 해석이 나왔다. 

다행히 약 하루 만에 석방 및 출국이 결정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한편, 이번 대규모 체포·구금 사태로 동맹국에 대한 배려가 없는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국내 비판 여론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11일 현재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관세 및 무역협정과 관련, 미국과 큰 틀에서 합의한 대로 수용하거나 관세를 인하 합의 이전 수준으로 내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서고 있다.

지난 4일 미 이민단속국에 의해 '구금'되었던 우리 국민들이 12일 돌아왔다. 인천공항 입국장에 귀국하는 한국 근로자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미 이민단속국에 의해 '구금'되었던 우리 국민들이 12일 돌아왔다. 인천공항 입국장에 귀국하는 한국 근로자들 [사진=연합뉴스]

'美감금' 한국인 근로자 316명, 12일 오후 3시 23분 인천공항 도착..."트럼프 사과" 시위도

강훈식 "더 빨리 모시지 못해 송구" "새로운 비자 및 체류자격 시스템 적극 추진"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귀국한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 가득찬 내외신 기자들의 취재열기가 뜨겁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윤주 외교부 1차관, 문신학 산업통상부 1차관이 브리핑하고 있다. 2025.9.12 [사진=공동취재=연합뉴스]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귀국한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 가득찬 내외신 기자들의 취재열기가 뜨겁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윤주 외교부 1차관, 문신학 산업통상부 1차관이 브리핑하고 있다. 2025.9.12 [사진=공동취재=연합뉴스]

미국 이민 당국에 의해 체포·구금됐다가 풀려난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인 316명과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 일본 3명, 인도네시아 1명) 등 330명을 태운 대한항공 전세기 KE9036편은 이날 오후 3시 23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앞서 지난 4일 미 이민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구금된지 일주일 만이다.

구금됐던 한국인 317명 중 1명은 가족이 영주권자로, 미국에 남기로 해 316명이 귀국길에 올랐다. 이들은 버스 8대에 나눠타고 8시간을 달려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도착했고, 현지시간으로 11일 오전 11시 38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귀국한 근로자들을 맞이한 인천공항 입국장에서는 가족들과 국민들이 박수가 터져나왔고, 귀국한 국민들은 박수로 화답하며 "돌아왔다. 자유다!"라고 두손을 번쩍 들어 화답하기도 했다.  

이날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내외신 기자들로 가득해 국제적인 취재 경쟁이 뜨거웠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인천공항 귀국 비행기에서 내리는 근로자들에게 환영의 박수로 귀국 맞이를 하고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문신학 산업통상부 1차관과 함께 기자회견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공항 입국장에서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지만 더 빨리 고국으로 모시지 못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강 비서실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 마중을 나가 "우리 국민 306명과 외국인 여러분께 정말 고생 많으셨다는 말씀을 직접 드리고 싶어서 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하루하루 노심초사하고 잠 못 자며 소식 기다린 가족들과 한마음으로 지켜봐 준 국민 여러분께서 불안한 마음을 달래고 푹 쉬실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강 비서실장은 "복귀하신 분들 일상생활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심리치료 지원방안도 관심을 갖고 살펴보겠다"고 했다.

이어 "귀국 근로자들 중에 임산부 한분 계셔서 일등석으로 배정해서 심리적 안정을 최우선으로 했고, 출발할때는 모두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강 비서실장은 가장 문제가 되는 한미간 비자 문제와 관련 기존 비자 보완 방안만이 아니라 "한미간 새로운 비자 추진 방침"을 밝혔다. 

강 비서실장은 "미국과의 업무는 끝났다고 생각할 때가 새로운 시작"이라며 "트럼프가 언급한 '새로운 비자'를 만드는 방안을 포함해 미국 비자 발급 체류자격 시스템 개선을 향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비자체계) 문제 전반에 대한 점검을 요청하면서 숙련된 기술자의 경우 머물렀으면 좋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강조하면서 "한미간 워킹그룹을 통해 추가적인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죄없는 한국 국민이 일을 하다가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비자체계 개편을 논의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답변이 된 것 아니냐"면서 "문서로 내놓으라고 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 투자로 미국 출장업무를 할 경우에 전문직 취업이 가능한 H-1B 비자에서 한국인 할당량을 확보하거나 또는 한국인을 상대로 한 특별 취업비자 E-4 방안을 미국측과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뿐만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비자 체계'를 한미간에 만드는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 중이라고 강 비서실장은 밝힌 것이다. 

 미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귀국한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윤주 외교부 1차관, 문신학 산업통상부 1차관이 브리핑하고 있다. 2025.9.12 [사진=공동취재=연합뉴스]
 미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귀국한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윤주 외교부 1차관, 문신학 산업통상부 1차관이 브리핑하고 있다. 2025.9.12 [사진=공동취재=연합뉴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한국인 구금사태 재방방지'를 위한 비자대책과 관련 "비자 문제에 대해서 종합적인 대비를 해야 한다"며 "비자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법령 해석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라면서 "한미가 함께 워킹그룹(실무단)에서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가족들이 미국 영주권이 있어 귀국하지 않고 잔류를 원한 근로자 1인에 대해 변호사 등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남은 한분은 아직 구금 상태로 있다"면서 "그러나 개인 변호사를 통해서 보석신청을 한다고 들었다"며 "주 애틀랜타 총영사관이 거기 현지에 있기 때문에 저희가 영사 조력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마지막 한 분까지 챙겨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기업들이 미국내 기업 운영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는 질문에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이틀 전 대미 투자기업 20여개사와 간담회를 했다"며 "이미 미국내 공장을 짓고 있는 기업들도 우려되거나 조금이라도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대해선 선제 조처를 벌써 해놓고 한국에 들어온 분들이 대부분이다.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은 해결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 이후에 비자 문제나 양국간 합의 사항은 워킹그룹 등에서 추가 논의해서 해결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시민단체 활빈단'이 트럼프 사진에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 사진을 합성하고 쇠사슬을 묶은 풍자 플랭카드를 들고 "트럼프는 사과하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에 공항경찰대가 이들 시위대를 저지했다.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귀국한 12일 오후 3시20분경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시민단체 활빈당이 미 트럼프 대통령과 미 이민단속국을 풍자한 플랭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공항경찰대가 시민단체의 시위를 저지하고 있다. 2025.9.12 [사진=연합뉴스]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귀국한 12일 오후 3시20분경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시민단체 활빈당이 미 트럼프 대통령과 미 이민단속국을 풍자한 플랭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공항경찰대가 시민단체의 시위를 저지하고 있다. 2025.9.12 [사진=연합뉴스]

위성락 "한미간, '한국인 위한 새로운 비자 유형' 신설 방안도 추진...미 국내법 개정 노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외교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외교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훈식 비서실장이 밝힌 '새로운 비자 신설'과 관련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인을 위한 새로운 비자 신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위 안보실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 국내법 개정을 통해 '한국인을 위한 별도의 새 비자 쿼터'를 확보하거나 '새로운 비자 유형'을 만드는 방안도 추진하겠다"며 "미국 의회와의 논의가 필수적이어서 쉽지는 않겠지만 미 행정부와 적극 협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존 비자체계 개선과 관련해서는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겠다"며 "B-1 비자, ESTA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확인해 미국의 법 집행 기관들이 이에 따라 일관된 집행을 할 수 있도록 미국과 협의하겠다"며 "비자 발급 기간을 단축하거나 발급 거부율을 줄이고 소규모 협력사가 활용할 수 있는 비자 유형을 확인하는 등 유연하게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현지 공장 운영을 위해서 인력 파견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발급이 용이한 B1 비자(단기 상용 비자)와 ESTA 비자(무비자 전자여행허가 비자)를 활용해 왔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서 이러한 대처가 크게 리스크가 있다는 게 드러났다"며 이같은 기존 비자제도 개선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는 특정 배터리 공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기업 전반적으로 겪고 있는 구조적 어려움"이라며 "이번 사태로 교훈을 찾고 유사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종합적이고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인 재입국 문제와 관련, 위 실장은 "출국 서류에 '미국에 있는 동안 불법 행위로 체포된 적 있나'는 질문란에, 여기에 체크하면 기록이 남고 안 하면 거짓 진술하는 것인데 저희는 그걸 알고 사전협의해서 모두 체크하지 않아도 되는 걸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재입국하는 데 문제가 없는 걸로 한미가 서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美구금 1주일'....4일 군사작전 형태 이민단속, 한국인 근로자 317명 체포구금…한미, 긴밀 협의 진행

쇠사슬에 수갑까지…동맹국 기업인 중범죄자 취급 

지난 4일(미 현지시간)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 군용차량, 총, 쇠사슬을 들고 급습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한국인 317명이 '중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체포, 구금됐다. ICE요원은 우리 국민들을 버스에 양손을 짚고 일렬로 늘어선 현장 직원들을 단속 요원이 다리에 쇠사슬 체인을 묶고 있다. [사진=이민세관단속국(ICE) 누리집 갈무리=연합뉴스]
지난 4일(미 현지시간)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 군용차량, 총, 쇠사슬을 들고 급습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한국인 317명이 '중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체포, 구금됐다. ICE요원은 우리 국민들을 버스에 양손을 짚고 일렬로 늘어선 현장 직원들을 단속 요원이 다리에 쇠사슬 체인을 묶고 있다. [사진=이민세관단속국(ICE) 누리집 갈무리=연합뉴스]

지난 4일(미 현지시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은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현장에 나타나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했다. 장갑차에 헬기까지 동원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작전은 기습적으로 진행됐다.

이민 당국은 한국인 근로자 317명을 체포했다. 적법하지 못한 비자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는데 대규모의 한국인이 비자 문제로 미국 당국에 적발된 것은 처음이었다. 

외교부는 곧장 현장대책반을 가동하고 조현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 보호 대책본부를 설치해 총력 대응에 돌입했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에게 우려와 유감을 전달했다. 미국 엘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도 박윤주 외교부 1차관에게 먼저 통화를 요청하는 등 한미 간 소통도 빠르게 가동됐다. 

미국에선 조기중 주워싱턴 총영사를 비롯한 현장대응반이 현장으로 급파됐다. 구금 시설에 갇힌 우리 국민을 면담하며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우리 국민의 건강 상태 등을 살피는 등 영사 조력이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 초기엔 구금된 우리 국민들이 '불법 체류자'일 것이라며 "이민 당국은 할 일을 한 것"이라는 냉담한 태도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미 이민 당국이 이민세관단속국 홈페이지를 통해 단속반이 한국인 근로자들을 사슬로 묶고 수갑을 채워 중범죄자를 다루듯 체포하는 영상과 사진을 올려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다. 

이에 한미의 여론이 모두 미국의 조치가 과도하고, 특히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대미 투자 심리를 위축하고 외교적으로도 미국에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도 바뀌었다.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여러분의 투자를 환영하며, 세계적 수준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위대한 기술을 지닌 뛰어난 인재들을 '합법적으로' 데려오도록 장려한다"며 "우리는 신속하게 그것이 합법적으로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해 '단속이 능사'라는 태도에서 '비자 제도의 모순을 고치겠다'며 태세를 전환했다.

정부도 사태 발생 사흘 뒤인 지난 7일 석방 교섭이 잘 진행 중이라면서, 우리 국민 송환을 위한 전세기가 곧 미국으로 출발한다고 밝혔다. 

전세기 출발 직전 출국 연기…피 말리는 하루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미 이민단속으로 체포됐던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들이 애틀랜타 공항으로 향하기 위해 11일(미 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을 나서고 있다. 2025.9.11 [사진=연합뉴스]

우리 국민을 한국으로 옮길 대한항공 전세기는 10일 미국 애틀란타로 향했고 11일(현지 시간 10일) 오후 현지에서 출발이 예정됐다.

하지만 귀국 전세기가 미국을 떠나기 불과 12시간 전, 돌연 외교부는 '미국 측의 사정'으로 우리 국민의 귀환 일정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연기 이유와, 변경된 전세기 운항 일정 등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밝혀진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처음에는 미 이민 당국이 구금 한국인의 공항 송환을 자신들이 진행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수갑 등의 속박 도구를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꺾지 않으면서 한미 간 이견이 발생했고, 이 사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숙련된 한국인 근로자들이 출국하지 않고 바로 미국에서 계속 일하면 안 되느냐'라고 제안하면서 출국 절차가 전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 "한미 관계 부정적" AP "한국 여전히 충격" 

미국의 한미관계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미 한국인 구금 사태가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 연구소 한국석좌는 연합뉴스에 보내온 의견에서 "이번 사태는 (과거 인플레이션 감축법 때 국내 자동차 업계 보조금 제외 문제보다) 훨씬 더 심각하며, 한국은 미국에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주둔비용(방위비 분담금) 문제, 인도·태평양 지역내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차원에서 거론되는 주한미군 감축 문제 등 안보 이슈 역시 협상 과정에서 한미 관계에 풍파를 몰고 올 수 있는 요소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대사 대리는 연합뉴스에 한미 안보 분야 이슈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서 "실제 양국 관계에 매우 도전적인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내다봤다.

AP 통신은 "많은 한국인이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이번 단속을 국가적 수치로 여기며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한국이 미국에 중대한 보복 조처를 할 가능성은 작다는 전문가들의 관측을 전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단속을 강화함에 따라 이번 조지아 단속은 한미간 새로운 긴장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美, 구금자 귀국날 '관세카드'로 韓 압박…한미관계 산넘어산

이처럼 이번 사태로 한미 관계에 균열 가능성이 생기고 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다시 '관세'를 무기로 한국을 압박하고 나서고 있다. 

양국은 지난 7월 30일 새로운 무역협정에 큰 틀에서 합의했고, 지난달 25일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를 거듭 확인했다.

새 협정의 골자는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기로 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양국은 이후 지난 8일 미국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합동 실무대표단과 미 상무부 및 무역대표부(USTR) 관계자들이 협정 최종 타결을 위한 실무협의를 벌였지만,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는 협의가 교착상태에 이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도 한참 더 협상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미 CNBC 방송에 출연, "한국은 그 (한미 간 무역)협정을 수용하거나 관세를 내야 한다. 명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본과 무역협정에 최종 서명했고 한국이 이를 분석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 "그래서 유연함은 없다"라고도 했다.

러트닉 장관의 언급은 3천500억 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의 구성과 방식, 투자 수익 배분 등을 미국의 요구대로 수용해 무역헙정에 최종 서명하지 않으면, 한국에 대한 국가별 관세(상호관세)를 25%로 되돌리겠다는 위협으로 풀이된다.

또한 한국처럼 1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일본과는 이미 서명까지 이뤘기 때문에 한국이 이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최종 타결할 수 없다는 미국 입장을 "유연함은 없다"는 표현으로 확인한 것으로 읽힌다.

그는 그러면서 일본의 5천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금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송유관 건설 같은 인프라 확충 등 미국이 원하는 대로 쓰일 것이며, 일본이 낸 5천500억 달러를 회수할 때까지 수익을 50대 50으로 배분하되 이후에는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가는 미일 협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한미 간 협정도 비슷한 조건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미 간 협상의 세부 조율을 매듭짓고 협정 문안에 서명하는 일은 앞으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무역협정 최종 서명에 대해 "좋으면 사인해야 하는데, 이익되지 않는 사인을 왜 하나"라며 미국 측 현재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대로 미국 측이 요구하는 대미 투자 패키지 구상은 우리 측이 받아들이기 어렵고, 미국은 이를 받지 않으면 관세를 되돌리겠다는 입장이어서 양국 간 밀고당기기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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