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 다음날인 12일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 규탄하는 총력 투쟁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의 '더 센 특검법' 수정안 합의 파기를 계기로 전방위적인 대여 공세에 돌입하며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을 계기로 조성됐던 '협치 무드'를 깨고 장외투쟁으로 노선을 선회했다.
국민의힘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 100일 국정 파탄 실정 토론회'를 열고 정부를 비판한 데 이어 오후에는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를 열었다. 규탄대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국회의원·당협위원장·지방의원·당직자 등 3000여 명이 결집했다. 이들은 규탄대회 이후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이동해 집회를 이어가며 사실상 장외투쟁 전초전에 돌입했다.
그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대여 투쟁에 나서던 방식을 '대규모 규탄대회'로 변경하며 민주당의 입법 독주 실상과 3대 특검법을 통한 야당 탄압을 국민에게 알린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에 나선 건 지난 4일 조은석 내란 특검팀의 원내대표실 압수수색 당시에 이어 두 번째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을 향해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 "대한망(亡)국 열차" "역대급 대참사 외교" 등 거친 표현을 쏟아내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어 "우리는 용산으로 진격하겠다"며 결집을 다짐했다.
당 지도부는 대규모 장외투쟁 일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주로 예정된 대정부 질의에 임해 정부·여당의 정책을 비판하며 대여투쟁의 물꼬를 튼 뒤 민주당이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위한 법안과 검찰청 해체 법안을 본회의 상정할 것으로 보이는 25일을 전후로 장외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대한망국 열차 100일째…민주당공화국 만들려 해"
국민의힘은 12일 오전 '이재명 정부 100일 국정 파탄 실정 토론회'를 열고 파탄실정 사례집을 발간하며 이재명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는 토론회에서 "이 정부 100일은 한마디로 헌법 제1조에 규정된 민주공화국을 해체하고 '민주당공화국'을 만들려 한 시간이었다"며 "특검수사는 물론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검찰 해체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미국에서 뺨 맞고 여의도에서 화풀이하는 100일의 연속"이라고 비판했다.
특검법 수정안 합의의 당사자로 나섰던 송언석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이 아닌 대한망국(亡國) 열차를 100일째 타고 있다"며 "민주당은 여야 합의를 손바닥 뒤집기보다 쉽게 생각한다"며 민주당의 갑작스러운 '변심'을 문제 삼았다.
토론회에서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권 100일 만에 재정 파탄, 인사·외교·안보 실패가 이어지고있다"고 했으며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군은 존재해야 할 이유를 망각하고 무장해제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이 대통령이 사시·연수원 동기인 차지훈 변호사를 주유엔대사에 임명한 데 대해서 "외교부 사람들이 아주 기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김종민 법무법인 MK 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소위 내란종식을 명분으로 한 헌법과 법치주의 파괴 시도가 도를 넘고 있다"는 등 민주당과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이 나왔다.
국민의힘 정책위는 정치 파탄, 경제 실정, 외교·안보 참사, 미래세대 부담 등 4개 분야를 담은 실정 사례집도 펴냈다.
한편 송 원내대표는 "특검법과 정부조직법 합의를 번복한 것과 관계없이 여야 민생경제협의체와 관련해 합의된 사항을 준수하라"면서 오는 16일 이전에 첫 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尹면회 김민수 선창에 장동혁·송언석 "이재명, 내려오라"
국민의힘은 12일 오후에는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당 지도부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모여 야당탄압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날 열린 규탄대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약 3000명의 당원들이 모였다. 현장에는 '야당탄압 독재정치 정치보복 규탄한다'는 피켓과 태극기, 성조기, 'STOP THE STEAL(부정선거를 멈춰라)'라는 문구의 깃발이 걸렸다.
규탄대회에서 장 대표는 이재명 정권에 대해 "밖에 나가 신나게 얻어터지고 집안에 돌아와서는 가족들에게 식칼을 휘두르는 꼴"이라고 비난하며 "이재명 정권의 100일은 보복 정치와 공포 정치의 100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용산의 대통령 이재명, 여의도의 대통령 정청래, 충정로의 대통령 김어준. 그러나 대한민국의 보이지 않는 대통령은 개딸"이라며 "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자축하며 축하 상에 올린 것은 특검법과 체포동의안이었다. 이것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선전 포고"라고 주장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바친 선물 보따리는 구속과 쇠사슬로 돌아왔다. 국민 손발이 묶여 말 한마디 못 하면서 안에서는 정치 보복의 도끼를 휘둘러대고 있다. 이것은 나라도 아니다. 민주주의도 아니다. 법치주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특검이 야당을 죽이려고 하고 있다. 헌법을 찍어 내려 내란특별재판부를 만들겠다고 설치고 있다"며 "저들은 헌법을 땅에 묻고 독재의 망령을 부르기 위해 광기를 부리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민과 함께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우리가 각성해야 한다. 더러운 정치 탄압에 익숙해지지 말아야 한다"며 "오늘 여기서 우리는 결단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더 이상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도록 우리가 싸워 이기겠다는 결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목숨을 걸고 싸우자. 제가 국민의힘의 맨 앞에서 싸우겠다"며 "우리는 용산으로 진격하겠다. 이재명이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도록, 이재명이 그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싸워 달라"고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도 규탄사에서 이재명 정부를 겨냥했다. 그는 관세와 관련해 "성공적으로 잘했다고 자화자찬하지만 아직도 25% 관세다. 일본은 25%에서 15%로 내려가는 행정명령에 사인을 했는데, 언제 이 관세가 내려가는 것이냐. 정부는 답변을 좀 해주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미국 조지아주에서 한국인 300여 명이 구금된 사태에 대해서도 "앞으로 누가 미국에 가서 인신 구금의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를 하고 공장을 짓겠냐. 관세협상과 조지아주 사태를 볼 때 외교는 완전히 역대급 대참사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당원들은 "입법폭주 민생외면 정치특검 중단하라" 구호를 외치며 대여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 가겠다고 밝힌 당내 극우 인사인 김민수 최고위원이 "이재명 내려와라"라고 선창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계단 앞에서 "이재명, 내려와라" 후창했고, 이어 "정청래, 내려와라"를 연달아 외치며 규탄대회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국회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이동해 규탄 대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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