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9월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9.3달러로 전주 대비 0.6달러 상승했다. 올 1분기 평균 정제마진이 3.1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약 3배 상승한 수준이다. 정제마진은 2분기 5~6달러에 진입하며 회복세를 보이다가 3분기 들어 더 큰 폭으로 오르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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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은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값으로 정유사들의 핵심 이익 지표로 여겨진다. 보통 배럴당 4~5달러 수준의 정제마진을 손익 분기점으로 업계서는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정제마진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영광 NH투자증권은 “중국 정유사들의 생산 감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역내 수급 밸런스는 보다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하며, 아시아 정제마진도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3분기는 전통적인 정유업계 성수기로 꼽힌다. 여름 휴가철이 끼어있어 수송용 연료의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올 상반기 낮은 정제마진 탓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에쓰오일은 2분기 34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HD현대오일뱅크도 정유사업 부진 탓에 2413억원의 적자를 냈다. 증권가에서는 올 3분기 에쓰오일이 2000억원이 넘는 수준의 이익을 내 흑자전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환율 부담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유업체들이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상황에서 수입대금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수록 제조원가 부담도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정유업계는 연간 약 1000억원의 환차손이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내년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다소 부정적인 신호다. 유가와 정제마진이 항상 같은 흐름을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유가 하락이 정제마진 축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평가손실 가능성이 높아진다. 재고평가손실이란 재고자산의 시가가 매입 시점 가격을 밑돌 경우 이 차액을 회계상 손실로 인식하는 것을 뜻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정유 설비 폐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국내 정유업체 수익성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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