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남북으로 가르는 정착촌 확장 계획에 서명했다. 팔레스타인이 미래 수도로 삼고자 하는 동예루살렘과 서안의 연결고리를 절단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속도가 붙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11일(현지 시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E1 정착촌' 건설 계획에 서명했다.
'E1'은 예루살렘 동쪽의 대형 정착촌 '마알레 아두밈'과 예루살렘 사이 약 12㎢ 띠 모양 지역으로, 이스라엘은 이 지역에 주택 3412가구와 도로·인프라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예루살렘 동쪽의 좁은 병목을 정착지로 메워 서안을 두 동강 내고 동예루살렘을 고립시킨다는 계획으로, 국제사회는 이 프로젝트를 두 국가 해법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조치로 보고 있다.
총 투자 규모는 약 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마알레 아두밈 정착촌을 방문해 "우리는 팔레스타인 국가는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지킬 것이다. 이곳은 우리에게 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의 유산과 영토, 안보를 지켜낼 것이다"며 "우리는 이 도시의 인구를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동행한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도 "우리 모두 곧 당신(네타냐후 총리)에게 감사와 축하를 전하며 유다와 사마리아(서안을 가리키는 성서적 명칭) 전역에 대한 주권 적용을 함께 축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즉각 반발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나빌 아부 루데이네 압바스 대통령 대변인은 이스라엘 정착촌이 국제법상 불법이며 네타냐후 총리가 "지역 전체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일 전쟁'(3차 중동전쟁)에서 요르단 땅이던 서안지구를 점령했다.
이후 국제법에서 금지한 '점령지 내 민간인 정착촌'을 확장하며 서안지구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
현재 이 지역에는 수백만명의 팔레스타인 사람 외에도 50만명이 넘는 이스라엘 정착민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요르단강 서안지구 정착촌 활동을 감시하는 이스라엘 시민단체 피스나우는 "E1 지역에서의 공사가 몇 달 안에 시작될 수 있고 주택 건설은 약 1년 안에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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