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 태광산업이 2대 주주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법원에 제기한 교환사채(EB) 발행금지와 이사위법행위 유지 가처분 신청에서 모두 기각 결정을 받아냈다. 이로써 EB 발행 관련 리스크가 사라지며 법원 판단으로 경영 정당성을 확보한 가운데 태광산업은 자금 조달 재개 및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앞서 태광산업이 자사주 27만주를 기초로 3186억원 규모 교환사채를 발행하겠다고 하자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가처분 2건을 제기했다. 1주당 교환가액은 117만원인데 너무 낮은 가격에 교환사채를 발행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최근 법원이 트러스톤 측 소송을 전부 기각, 태광산업은 EB 발행 절차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애경산업 인수 본입찰 등 신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 동원력을 확보했다. 전통적 B2B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소비재 기반 B2C 체질 전환 전략에 필요한 동력을 얻게 됐다는 평가다.
재판부는 트러스톤 측이 제기한 ‘자사주 헐값 처분’ 및 ‘우호적 제3자 매각 의혹’ 주장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령과 정관에 적합한 범위 내 이사회 경영 판단을 존중한 결과다. 또한 소송 비용도 트러스톤이 부담하도록 결정됐다.
태광산업은 앞서 지난 6월 27일 이사회에서 자사주 전량(약 27만1769주, 지분율 24.41%)을 담보로 3186억원 규모 EB 발행을 결정했다. 이는 애경산업 인수, 일부 계열사 운전자금 등 그룹 전반 경영 필요성을 위한 것이었다. 특히 상법 개정 이후 첫 주요 판단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는데, 재판부는 ‘주주의 범위는 일부가 아닌 전체’라는 상법 해석에 따라 회사 결정을 정당한 경영 행위로 본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EB를 통한 자금 동원 가능성이 보장됨에 따라 태광산업이 지난 8월 22일 티투프라이빗에쿼티·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 구성 후 제출한 애경산업 인수 본입찰 추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선협상자 통보는 아직 없지만 앵커PE·폴캐피탈 등 경쟁자와 접전 중이며 매각 측에서 이달 중 우선협상자를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매물 희망가는 약 6000억원대로 전해졌다. EB 발행 자금이 인수대금 협상전에서 우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태광산업은 앞서 총 1조5000억원 규모 신사업 투자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투자계획은 화장품·에너지·부동산 등 다각적 산업전환을 목표로 한다. 애경산업 인수는 그 전략을 실질 구현하는 첫 사례로 꼽힌다. 애경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유통역량은 B2C 시장 진입의 핵심적인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남은 과제도 있다. EB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가치 희석 우려, 트러스톤 측 향후 본안 소송 및 항고 제기, 우선협상자 선정 후 인수금액 및 조건 조율, EB 실행 조건(시장금리, 스프레드) 변화 등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특히 법원 판단 이후에도 소액주주들의 상법 개정에 따른 유사 소송 남발 가능성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법원의 이번 판결은 태광산업이 경영 전략 전환과 자금 확보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EB 발행 재개와 애경 인수 촉진, 중장기적으로는 B2C 중심 기업 구조 전환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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