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상원기자] 이민단속국의 현대차 메타플랜트 습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국인 투자 유치가 난항을 겪을 것이다.
미국 일부 언론들이 이번 현대차 메타플랜트 근로자 구금과 관련, ‘공연적 습격’이라고 규정하고 이 일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국 기업 투자유치가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 중서부와 남부에 공장을 세운 한국, 일본, 독일자동차업체들은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을 위해 자국 기술 전문가를 파견하는 것은 흔한 관행이었다. 이들 기술자 대부분은 공장 건설이 완료되거나 미국 현지 근로자들 교육이 끝나면 곧바로 귀국한다.
미국 이민단속국이 이같은 오랜 관행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현대차공장을 급습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당혹스러운 ‘공연적 습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이민 전문 변호사는 “미국 이민국이 근로자를 쇠사슬로 묶는 극적인 상황 없이도 현대차 공장 근로자들의 서류를 살펴보고 조용히 처리할 수도 있었다”며 “그들을 급습하고 체포해 사슬과 족쇄를 채우는 것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트럼프의 100% 퍼포먼스일 뿐” 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계산된 목적을 위한 사진 촬영을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외국인을 체포해서 강해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이민단속국의 타깃이 된 곳이 바로 현대차 메타플랜트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하고 있는 우선 순위 정책 중 하나인 불법 이민에 대한 단속의 일환인데, 공교롭게도 투자 유치대상인 현대차가 타깃이 됐다는 것이다.
급습을 당한 현대차 역시 매우 당혹스런 모습이다. 비슷한 관행으로 현재 미국 내에 공장을 짓고 있는 업체는 현대차 외에도 대만 반도체업체 TSMC 등 수 십개업체에 달하는데 왜 타깃이 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특히, 현대차는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미국통’인 성김 대외협력부문 사장과 미국법인장 출신으로 미국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호세 무뇨스사장 겸CEO가 포진해 있는데도 사전에 아무런 낌새조차 몰랐다는 사실에 크게 당혹해 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의 투자유치 정책이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 메타플랜트가 위치해 있는 조지아를 대표하는 데릭 멜로우 민주당 소속 주 상원의원은 “제가 한국 정부였다면 미국 투자를 다시 생각해 볼 겁니다.”라며 "이번 사건이 앞으로 조지아주와 외국의 사업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11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ICE 단속이 한국으로부터의 미국 직접 투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많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대통령은 “현대차 근로자 구금 이후 한국의 다른 기업들이 미국에 자금을 투자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기 꺼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은 일단 이번 근로자 구금에도 불구, 현대차의 대미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추후 투자를 약속한 루이지애나주 철강 공장을 포함한 260억 달러(36조1,192억 원) 투자 약속은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재검토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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