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보면 볼록·가까이서보면 오목…이용덕, 미국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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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보면 볼록·가까이서보면 오목…이용덕, 미국 첫 개인전

연합뉴스 2025-09-12 10:09: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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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뉴욕 갤러리 AP스페이스서 역상 작품 23점 선보여…아트북도 출간

이용덕 2011년 작 '키득키득'(Gigling) 이용덕 2011년 작 '키득키득'(Gigling)

[LYD 스튜디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멀리서 보면 볼록한 입체감이 살아 있는 조각처럼 보이지만, 다가갈수록 평평해지고 가까이 가면 음각으로 새겨져 움푹 들어간 조각이다. 관람객의 시선에 따라 조각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움직이는 조각으로 유명한 이용덕(66) 작가가 오는 10월 2일부터 11월 15일까지 미국 뉴욕 갤러리 AP스페이스에서 개인전 '역상 조각, 부재를 통해 드러나는 형상'을 연다. 작가의 미국 첫 개인전이다.

2023년 설립된 갤러리 AP스페이스는 뉴욕 첼시 중심부에 있는 현대미술 갤러리다. 한국인이 공동대표인 갤러리로, 미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뿐 아니라 김종구, 박은선 등 한국 작가의 조각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개인전을 앞두고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작가는 "AP스페이스는 독특한 작업을 하는 작가들을 눈여겨보는데 좋은 기회가 돼 내 작품과도 연결됐다"며 "과거에는 특정 갤러리가 작가 한명을 선정해 스타로 만들던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한국 미술의 위상이 많이 올라가 한국 작가 작품들이 미국 시장으로 많이 이동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덕 2005년 작 '웃음' 이용덕 2005년 작 '웃음'

[LYD 스튜디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에서는 대표작 '키득키득'(gigling), '웃음'을 비롯해 신작 18점 등 총 23점의 역상 조각이 소개된다.

역상은 음각으로 제작했지만 멀리서는 양각으로 보이는 작가만의 조형 기법이다.

작가는 "내가 학교 다닐 때는 미니멀리즘이 유행했는데 그런 유행을 따라가기보다는 본질적인 것을 추구하고 싶었다"며 "그러다 생각한 것이 음양의 조합이었다. 음과 양은 구분되는 것이 아닌 조화를 이루는 하나의 개념이어서 구분하지 않고 하나에 담아보자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음과 양을 조각의 음각과 양각에 적용, 1984년부터 역상 개념을 창안해 40여 년에 걸쳐 체계화했다.

이렇게 태어난 역상 작업은 '존재'와 '부존재'를 동시에 보여준다. 음각 작업은 판을 파내서 없애는 일(부존재)이지만, 그렇게 파내고 나면 새로운 모습이 드러나(존재)기 때문이다.

작가는 "한 아이가 내 작품을 보고는 사람이 벽면에서 튀어 나갔다고 했다"며 "튀어 나가 사라졌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삼일공원의 유관순 열사 상 삼일공원의 유관순 열사 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작가의 작품은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아닌 공공장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명동성당에 있는 '김수환 추기경상'과 '프란치스코 교황상', 사당동 삼일공원 내 '유관순 열사상'이 작가의 역상 조각 작품이다.

서울 남산 안중근기념관의 '안중근 의사상'과 숭실대학교에 있는 '백마도약상', 용산역 광장 내 '위대한 결집'도 그의 작품이다.

작가의 예술 세계를 전방위로 살펴보는 아트북 '이용덕의 역상 조각: 순간의 지속'도 출간됐다.

지난해 6월 토탈미술관에서 열린 이용덕 개인전과 함께 진행한 심포지엄 자료를 바탕으로 엮은 책이다. 10명의 미술사학자와 비평가, 전시기획자가 작가의 삶과 작품 세계 등에 관한 연구 논문을 각각 썼고 이를 하나로 묶었다. 작가의 작품 사진들도 담겨 있다.

작가는 "내가 추구하는 것은 결국 내 작품을 보고 사람들이 '쾌'(快)를 느끼는 것"이라며 "시각적인 재미로 쾌감을 느껴도 좋고, 작품 속 철학적인 명제까지 느껴 굉장한 쾌감을 찾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덕 작 '위대한 결집' 이용덕 작 '위대한 결집'

서울 용산역 광장에 설치된 이용덕 작 '위대한 결집'.
[LYD 스튜디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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