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주식재산 18조원 돌파…상속 이후 최고치 기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연합뉴스

국내 주식부자 1위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재산이 사상 처음으로 18조 원을 넘어섰다. 고(故)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은 이후 최고치다. 특히 이 같은 급증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100일간의 주가 흐름과 맞물리며 ‘새 정부 효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기업분석 전문기관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9월 11일 기준 이재용 회장의 주식가치는 총 18조 1086억 원으로 평가됐다. 연초 11조 9099억 원에서 무려 6조 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 중에서도 6월 4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당시 14조 2852억 원에서 불과 100일 만에 26.8% 증가하며 3조 8234억 원이 늘어났다. 이는 상속 직후 변동세를 보였던 과거 흐름과 달리, 단기간 내 주가 상승이 집중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회장이 보유한 7개 종목 중 상승 폭이 가장 두드러진 것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취임 당시 주당 5만 7800원에서 9월 11일 7만 3400원으로 올라, 이 회장의 지분 가치는 5조 6305억 원에서 7조 1502억 원으로 뛰었다. 단일 종목에서만 1조 5000억 원 이상이 불어난 셈이다.

삼성생명도 주가 급등으로 보유 지분 가치가 2조 2716억 원에서 3조 3595억 원으로 늘었다. 1조 878억 원 증가와 함께 평가액 상승률 47.9%라는 ‘폭발적’ 성장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역시 5조 3462억 원에서 6조 3186억 원으로 9723억 원 늘어, 18.2% 상승률을 보였다. 삼성SDS는 같은 기간 23.1% 뛰며 1조 원 클럽에 진입했다. 이외에도 삼성E&A, 삼성화재, 삼성전자 우선주 등 나머지 종목도 안정적인 오름세를 이어갔다.

[그래픽=CXO연구소]

이재용 회장 외에도 국내 재계 오너들의 주식가치가 일제히 상승했다. 메리츠금융지주 조정호 회장은 6월 4일 11조 1333억 원에서 이달 11일 12조 3943억 원으로 11.3% 늘며 2위를 지켰다. 특히 지난 8월 주가 급등 당시 일시적으로는 이 회장을 앞지르기도 했다.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도 같은 기간 10조 2949억 원에서 11조 839억 원으로 올라 7.7% 상승했다. ‘10조 클럽’은 여전히 이들 세 명이 주도하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재용 회장이 20조 원대 자산가로 올라서려면 삼성전자 9만 원, 삼성물산 20만 원, 삼성생명·삼성SDS 각각 17만 원 내외의 주가가 동시에 달성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과거 삼성전자가 2021년 1월 11일 주당 9만 1000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543조 원을 돌파했던 경험에 비춰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평가도 있다.

한편 한국에서 단일 인물 기준 최고 주식재산 기록은 여전히 고 이건희 회장에게 있다. 2020년 12월 10일 기준 22조 1542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별세 직후 상속이 이뤄지기 전 시점의 평가액이다. 이번 이재용 회장의 18조 원 돌파는 그 뒤를 잇는 새로운 이정표라는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