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11일 오후 7시 42분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 10일 오후 6시 14분 전남 목포시 옥암동 빌라에서 도주 55일 만에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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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 전력으로 구속 가능성↑… 조력자들 출국금지 조치
이 부회장은 2023년 5월부터 9월까지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가담해 수백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30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삼부토건(001470)은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1000원대에서 2개월 뒤 장중 5500원까지 급등했다. 삼부토건 측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맡을 의사나 역량이 없는 상태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투자자들을 기만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지난 7월 14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그는 같은 달 17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다. 이후 경기 가평, 전남 목포, 경북 울진, 충남, 경남 하동 등을 전전하며 도피생활을 이어왔다.
특검팀과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통신 및 계좌거래내역 분석, 수십명 주변인 탐문, CCTV 동선 분석 등을 통해 이 부회장의 은거지를 특정했다. 그는 8월 초부터 목포 소재 원룸형 빌라에 단기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머물러 왔다.
체포 당시 이 부회장은 휴대전화 5대, 데이터에그 8대, 데이터전용 유심 7개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도피를 도운 조력자 8명을 특정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미 도주 전력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구속영장은 발부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속 사유의 중요한 요건 중 하나가 ‘도망 또는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라는 점에서다.
◇웰바이오텍 수사 급물살 전망…김여사 연관성 수사 주목
신병이 확보되면 이 부회장이 주도한 웰바이오텍의 주가조작 혐의 수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웰바이오텍(010600)은 삼부토건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을 잇는 접점으로 보고 있다. 구속되면 두 회사의 주가조작 의혹 전반을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 수사가 이 부회장을 고리로 김건희 여사에게로 향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앞서 김 여사의 측근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급등 전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사실이 드러났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067990)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의 계좌 관리를 맡은 인물이다. 하지만 특검팀은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해 이 전 대표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만 기소한 상태다.
한편 이 부회장의 공범인 삼부토건 이일준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는 지난달 1일 구속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은 구속영장이 기각돼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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