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부부 등이 찾는 배아생성의료기관을 지정하는 법적 기준이 허술하고 사후관리 방안도 부실해 진료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배아생성의료기관 지정기준 및 질 제고 방안 연구' 보고서엔 작년 8월 9일부터 11월 29일까지 국내 배아생성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인력·시설·장비 운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가 담겼다. 전국 배아생성의료기관 144개소 중 102개소가 조사에 응했다.
배아생성의료기관이란 임신을 목적으로 체외수정을 위해 난자 또는 정차를 채취·보존하거나 이를 수정시켜 배아를 생성하는 의료기관으로 보건복지부가 지정한다. 생명윤리법 제22조제2항 및 시행규칙 제17조에 명시된 시설, 장비, 인력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지정받을 수 있다.
조사 결과 102개소 기관 중 무응답 기관을 제외한 97개 기관이 법적 지정 시설기준인 독립된 배양실을 운영 중이었다. 방진시설과 환기장치는 모든 기관이 갖추고 있었다.
다만 세부적인 설비 수준에선 기관간 편차가 컸는데, 청정도 유지에 중요한 방진시설과 관련해 'class 10,000 수준의 클린룸'을 보유한 곳은 102개소 중 77개소에 그쳤다. 클린룸은 미생물 및 오염물질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도와 습도 등을 엄격히 제어하는 공간이다.
아울러 'class 10,000 수준의 클린룸' 보유 기관 가운데 핵심 설비인 에워샤워·양압장치·헤파필터 공조시스템을 모두 갖춘 곳은 48개소(전체의 47.1%)에 불과했다. 클린룸 유형이 아닌 곳 중 11곳은 외부 오염공기 유입을 막기 어려운 이동식 공기청정기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클린룸을 포함한 구체적인 방진시설 유형은 법정 지정 기준에 명시돼 있지 않지만, 방진시설이 청정도를 유지하는 데 핵심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연구진은 조사를 실시했다.
배양실 관리에 대해 물었을 땐 10곳 중 7곳 꼴로 연 1회 공기청정도와 방진시설을 관리하고 있었다. 이는 배아연구실 운영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전체의 약 10%는 공기청정도 측정을 전혀 하지 않았고 방진시설을 관리하지 않는 곳도 2% 있는 등 일부 관리 사각지대도 있었다.
배양실 외 시설 현황을 보면 모든 기관이 지정 기준에 맞춰 진료실과 난자채취실을 보유하고 정자채취실을 독립된 공간에서 운영하고 있었다.
다만 동결배아생식세포 보관실을 독립된 공간으로 운영하는 기관은 77.5%에 그쳤다. 이 시설은 난자와 배아, 정자 및 조직을 장기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곳으로 법적 지정 기준은 아니다.
시설뿐 아니라 인력 기준 역시 모호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일부 의료기관의 배아생성 담당자는 연구진과의 인터뷰에서 배아생성 담당인력의 자격 요건이 명확하지 않아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했다.
연구진은 현행 배아생성의료기관 지정기준이 구체성과 실효성이 떨어져 진료의 질을 보장하기 부족하므로 이를 개선해야 하며 사후관리에 대한 제도적 장치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사후관리는 배아생성의료기관이 1년마다 자체적으로 서면점검표를 작성해 질병관리청에 보고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연구진은 "재지정 절차와 현장평가를 강화한 사후관리 체계를 둬 배아생성의료기관이 최소한의 품질을 유지·관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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