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본격화한 이후 보름 이상 안 보여…백로·왜가리, 가마우지도 크게 줄어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강원 강릉 시내 한복판을 흐르는 남대천의 터줏대감 수달은 최악의 가뭄을 잘 견뎌내고 있을까?
강릉지역은 최근 6개월 강수량이 341.8mm로 평년 대비 36.1%에 불과해 재난사태가 선포될 정도로 심각한 가뭄 상태다.
심각한 물 부족으로 강릉지역 87%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상수원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1%대로 맨바닥을 드러내며 연일 역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매일 500여대의 소방과 군, 민간 살수차는 홍제정수장과 오봉저수지로 물을 실어 나르고, 산불진화 헬기와 군 헬기도 인근 하천과 저수지의 물을 상수원인 오봉저수지로 옮겨 나르며 저수율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한, 아파트에는 하루 1∼2시간씩만 제한적으로 물을 공급하면서 견디기 힘든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남대천 물줄기를 형성하는 오봉저수지가 물 부족으로 방류를 중단하고 상류의 일부 남아 있는 물줄기까지 가둬서 관로를 통해 거꾸로 오봉저수지로 보내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 시내 한가운데를 통과해 흐르는 남대천은 물이 사라지며 쩍쩍 갈라지고 맨바닥을 드러내 풀이 무성하게 자라는 상황이 됐다.
새를 비롯한 야생동물들도 겨우 물줄기만 남아 있는 남대천에서 극한 가뭄을 견뎌내고 있다.
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2∼3일에 한 번 특정 장소에 나타나 물고기 사냥을 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던 남대천 귀요미 수달(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천연기념물)은 지난달 26일 이후 보름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자주 모습을 보이던 특정 장소에서는 8월 17일과 23일에도 먹이 사냥하는 모습이 관찰됐었다.
수달이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은 남대천 상류의 물줄기를 막아 수량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려 있다.
바다와 접하고 있어 수량이 풍부한 남대천 하류 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하류 쪽에도 이미 터를 잡고 생활하는 다른 수달 가족이 있어 영역 다툼 등을 견뎌야 한다.
이처럼 가뭄이 계속되면서 남대천의 물줄기는 점차 더 줄어들고 그곳에서 터를 잡고 생활하는 야생동물들은 고된 삶을 극복해야 한다.
아직 남아 있는 남대천 물줄기도 수량이 매우 적어 물 흐름이 약해지면서 부유물이 생기는 등 오염되면서 서식 환경이 급격히 나빠져 그 흔하던 백로와 왜가리, 가마우지조차 크게 줄었다.
사람도 물이 부족한 상황에 야생동물 걱정이 사치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자연은 함께 살아가는 곳이고 그 한축이 무너지면 인간도 위협받게 되기 때문이다.
과연 가뭄에도 남대천 수달은 안녕할까?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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