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곽수연 기자] 22대 정기국회가 시작되면서 '검찰개혁 후속 입법 주도권' 문제로 물밑에 있던 '명청'(이재명-정청래) 갈등이 부상하면서 여권은 발칵 뒤집혔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아니다""당정대는 한팀"이라고 선을 그으며 급히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야권과 정치평론가들은 "당과 대통령실 사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더 크게 커질 수 있을 수도 있다"고 봤다.
이재명 정부는 11일 현재 집권한지 100일이 갓 지난 정부다. 그러한 이재명 정부에서 '대통령과 당대표의 갈등'인 '명청갈등'이 벌써부터 부상하고 있다.
문제는 '명청갈등'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앞으로 대통령실과 여당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 그로 인한 여야 협치가 어떻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극단적인 강경노선을 보이는 정 대표를 향해 '여의도 차르'라며 이 대통령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며 앞으로 '명청갈등'이 '여권 헤게모니' 싸움으로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명청갈등'은 그동안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부터 본격화됐다고 전해진다. 이재명 대통령의 '명심'을 업은 박찬대 후보와 '김어준'(어심)을 비롯한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업은 정청래 후보 간의 당권 대결이었다. 이른바 '명심' 대 '어심'의 대결이었고, 강성 책임당원을 장악하고 있는 '어심'이 현재 정청래 체제의 민주당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개혁을 비롯해 입법과정, 인사, 야당대응에서 '명심'과 '어심'은 여러차례 갈등했다. '모든 국민의 대통령''국정 여야 협치'를 내세우는 실용노선 이재명 대통령과 '전광석화같은 개혁''내란정당 국민의힘 해산''사람과 손잡는다' 등을 외친 정청래 대표와의 갈등은 여권의 근본적 노선 문제다.
이 같은 갈등은 여권내 문제로 그치지 않고, 12.3 계엄사태 철저규명의 대원칙을 제외한 '민생경제, 외교통상안보'면에서 여야 협치가 가능한가의 근본적 문제로 요약된다.
지난 8일 李정부 들어 처음 자리했던 이 대통령과 정청래-장동혁 여야 대표회동으로 '여야정협의체' 합의와 화기애애 '삼각악수'를 한 바로 다음날부터 9일, 10일 단 이틀만에 여야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강 대 강'으로 돌아섰다. 여야는 협치의 대상이 아닌 '극언의 정치''절멸의 정치'의 선전포고를 했다. 현재로서는 진정한 협치의 국회는 어려울 전망이다.
검찰개혁으로 드러난 '명청' 갈등, 與 '진화' … 대통령실 "당정 이견없다" 민주 "당정 원팀원보이스"
중앙일보(9월9일자)는 검찰개혁안을 포함한 정부조직개편안을 확정 발표한 지난 7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합의한 국무총리 산하 '검찰제도개혁추진단(TF)'에 민주당이 참여하는 문제로 '검찰개혁 후속입법 주도권'을 두고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비서관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 수석이 "검찰개혁 관련 후속 입법안을 마련하려는 정부기구TF에 여당이 들어오는 것은 관례상 모양이 맞지 않다"고 말하자, 정 대표는 "원래 사전 협의 때 당도 참여하기로 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고 한다.
우 수석은 '검찰개혁'의 기본 방향이 당정대에서 확정했고, 세부 사항들은 국회 입법이 아니라 '정부 입법' 형태로 추진될 것이기 때문에 그 TF에서 여당은 참여하는 게 맞지 않다는 취지로 '당은 TF에서 빠지라'는 말이다.
특히 우 수석은 이 자리에서 "내가 지금 대통령 이름 팔아서 내 주장을 하러 여기 앉아 있나"며 "당이 참여하지 말라는 게 누구 뜻인지 좀 아시겠냐""당은 빠져라"고 말했다고 한다. 사실상 당이 참여하지 않는 범정부 기구가 이 대통령의 의중이라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우 수석과 정 대표의 갈등에 김민석 국무총리가 나서 "일단 총리실 산하 TF엔 대통령실과 정부만 참여하는 것으로 하고, 당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는 것으로 하자"며 상황을 마무리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해당 보도가 나오자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발칵 뒤집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9일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공감대가 있고 세부적인 내용은 조율 중일 뿐"이라며 "당정 간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고 급히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다음날인 10일에도 이 문제에 대해 적극 나섰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검찰개혁 후속입법 주체' 문제와 관련 "행정영역이기 때문에 정부 주도의 정부 입법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공소청과 중수청 등 구체적 조직 기능과 역할 등은 행정영역에 속한다"며 "정부가 국회 의견을 받아서 검찰개혁의 후속 조치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 "이건 행정적인 부문이니까 그런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에서도 적극 부인하며 수습에 진땀을 쏟았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 역시 7일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검찰개혁 방안을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 '범정부 검찰개혁추진단'을 구성하고, 이후 당정대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며 "당정 간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정청래 대표 핵심인 민주당 한민수 당대표 비서실장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당정대 충돌은 없다"며 "당정대는 한몸이고 원보이스다"고 갈등설을 일축했다.
한 비서실장은 중앙일보 보도와 관련 "그 기사 중에 제가 볼 때 대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며 "맞는 거는 지금 참석했던 분들 이름은 맞고 그 고위 당정이 있었다는 건 맞다"면서 "우리 당에서 정청래 대표가 무슨 TF 참여를 요구한 사실 자체가 없다. 그래서 우 수석과 부딪힌 일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모든 대단히 중요한 정책이나 입법이 있으면 그 과정까지는 당과 정부와 대통령실도 치열한 논쟁을 하고, 그 이후에 결론이 내면은 원 보이스로 나오는 게 맞다. 지금까지 우리 이재명 정부에서는 당정대가 그렇게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비서실장은 "(대통령과 정 대표를) 자꾸 갈라치기하고 이간질하려고 하는데 그것은 실패했다"며 "한 곳에서는 여의도 대통령(정 대표) 하나는 명비어천가(이 대통령) 그냥 하나만 하십시오.'라고 한다"면서 "저희 당정대는 한 몸과 같다. 당정대는 한몸이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친명 핵심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1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에 출연해 명청 갈등을 부인했다. 김태현의>
문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사 내용이 약간 부풀려진 게 있다. 마치 엄청난 갈등이 있는 것처럼 이렇게 보도했던데 실제로 거기 현장에 있던 분들은 아무도 그렇게 느끼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큰 틀에서 당하고 대통령실하고 검찰개혁에 관련 이견은 없다"고 강조했다.
국힘 "정청래, 이재명 대통령과 다른 길 가는것...명청 갈등 심상치 않다"
김성태 "여의도 차르, 정청래 마이웨이 가는 것"
성일종 "명-청 방향 달라...鄭, 대단한 '대통령 욕심''대통령 병' 걸려있어"
김용태 "鄭, 이 대통령 '개혁안하겠다'는 사람으로 몰아...'각'세우며 헤게모니 싸움"
여권이 긴급히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이제 겨우 집권 100일이 되는 여권의 갈등에 야권에서는 '명청 갈등이 심상치 않다'고 진단했다.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도 10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 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의 협치하라는 주문과 반대로 정청래 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강한 발언을 이유에 대해 "여의도 차르"라고 맹공을 폈다. 김태현의>
김 전 의원은 "저는 정치하면서 지금 정청래 민주당 대표 같은 사람은 난생 처음 봤다. 살다 살다 이런 사람은 처음 본다"며 "정 대표는 적대심의 화신이다. 상대 진영에 대한 적대심을 가질 때 그 정치 지도자는 상당히 불행해진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여의도 차르"라며 "집권당 대표로서 불과 하루 전날 이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 하에서 손에 손을 맞잡지 않았냐"면서 "여야 지도부 회동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이재명 대통령을 하루 만에 걷어찼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재명 대통령 당신 뜻에 따라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야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며 "(정 대표가)마이웨이를 가는 것"이라고 '여의도 차르'에 정 대표를 직격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역시 10일
이어 성 의원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여당의 대표로서 할 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 저는 참 의심이 많이 들었다. 참 특이한 대표"라면서 "이게 강성 지지층한테 하는 연설이지 대국민 연설입니까? 저는 그걸 동의할 수가 없다. 완전히 지금 대통령을 향한 병이 걸린 거 아닌가"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하고 장동혁 대표하고 셋이 만나서 협치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민생특위를 만들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 놓고 와 가지고 여기에 내란이라고 하는 단어를 26번 쓰고 협치 얘기는 한 번도 쓴 적이 없다"면서 "정청래 대표가 강성층에 대한 개딸이나 아니면 극좌층에 대해서 정말 주는 아주 명확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또 국민의힘 '혁신파' 김용태 의원도 10일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 에 출연해 '26번의 내란, 국힘 해산' 등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에 대해 "극성 지지층들을 위한 액션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 대표가 본인의 정치적 이익과 스탠스를 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시그널>
김 의원은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실패 이유는 모두 야당을 '반국가세력'이라고 하면서 국정파트너로 제대로 인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문재인 정부도 적폐청산에 집중을 했었다. 정 대표가 그 적폐청산 몰이에서 실패했던 과거의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정 대표가 이 대통령과 관계에서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간에 약간의 긴장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정 대표가 '헤게모니' 싸움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청래 대표의 메시지를 들어보면 대통령을 약간 개혁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으로 몰아붙이려고 하는 메시지를 내는 거 아닌가 추측된다"며 "정청래 대표가 극단적인 세력들을 기반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것을 준비하는 거 아닌가에 대한 추측도 들고 정청래 대표가 헤게모니 싸움에 나서려는 것 아닌가에 대한 그러나 추측을 많이들 해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전문가 "'명청 갈등' 더 심화될 수도 "
장성철"큰 싸움으로 번질 수도" 김준일 "대통령 시간인데 주목받는 당대표"
더 나아가 검찰개혁 '명청 갈등'에 대해 '더 크게 폭발할 수도 있다'고도 진단했다.
정치평론가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김현정의 라디오쇼> 에 출연해 중앙일보 보도에 대해 "이 부분은 당과 대통령실의 갈등을 단지 하나의 그 TF 구성 문제를 갖고 논쟁을 벌인 것을 보도했지만 그 이면에 여러 가지가 지금 쌓여 있기 때문에 지금 조금 약간 폭발한 것이다"라며 "더 크게 폭발할 수 있다. 정청래 대표가 나를 무시해요? 진짜 나 단독 안 해주고 나 당 대표로 인정 안 해요? 나 진짜 가만히 안 있을 거야. 내 뒤에는 김어준이 있어. 이런 식으로 해서 맞대응을 하게 되면은 정말 큰 싸움으로 번진다"고 주장했다. 김현정의>
김준일 시사평론가도 이날 같은 방송에서 "대통령이 된 지 지금 3달밖에 안 됐다. 지금은 대통령의 시간인데 아주 이례적으로 당 대표 선거가 있었고 당 대표가 막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니깐 불편할 수밖에 없는 거는 당연하다"며 "좀 더 강하게 메시지를 지금 내서 좀 정리를 하겠다. 지금 당이 하자는 대로 그대로 가다간 이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인식을 대통령실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차재원 "李, 대통령으로 '대화협치, 포용과통합'...鄭, 강성당원에 선출 민심과 다른 당심 쫓아야"
검찰개혁을 둘러싼 명청 갈등 관련해 "갓 출범한 李정권, 권력 내 헤게모니 싸움은 아니다"라면서도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지향점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지난 7일 폴리뉴스 <김능구·차재원의 정국진단> 에 출연해 "검찰 개혁의 속도와 내용을 둘러싼 견해차로 인해 여권 내 권력 암투로 보는 분도 있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며 "이재명 정부가 이제 막 시작했고 대통령의 지지율이 당 지지율보다 높다. 대통령이 당 지지율을 견인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이 대통령의 정치적 권위와 역할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능구·차재원의>
검찰개혁 속도조절을 하려는 이 대통령과 빠른 속도전을 주장하는 정 대표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차 교수는 "엇박자라고까지 표현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대통령은 대통령의 위치에서 여야를 구별하지 않고 대화하고 협치하겠단 것이고, 자신을 선출하지 않은 국민들의 삶과 안전도 책임져야 된다는 측면에서 포용과 통합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 대표의 경우 강성 당원들, 소위 말해 당원 주권주의에 의해 선출되면서 민심과는 다른 당심을 쫓아야 되는 측면이 분명하기 때문에 지향점이 약간씩 다른 것이다. 다르기 때문에 빚어진 문제이지만 심각하다고 보기엔 이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여당의 지지율보다 높기 때문에 당권주의를 내세우더라도 이재명 정부가 갓 출범한 상황에선 정치 공동 운명체의 속성이 훨씬 더 강하게 작동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홍형식 "이재명 '민심'에 포커스 맞춘 반면, 정청래 지방선거 염두해 '당심' 중심"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지난 8월13일 서울 여의도 폴리뉴스 폴리TV 스튜디오에서 가진 <민심레이더> 에 출연해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민심레이더>
홍 소장은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당뿐만 아니고 중도층, 국민의힘 일부, 국민 전체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민심에 포커스가 맞춰진 행보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청래의 경우 9개월 후에 있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당심을 중심으로 한 당대표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당심과 민심이 일치되면 문제가 없지만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차이가 큰 상황"이라며 "정 대표는 당원 중심제로서 당권을 장악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 당원 중심제를 이야기하는 순간 당원이라는 호랑이 등에 탔고 내리지도 못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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