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10일 저녁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했던 특검 기한 연장없는 '3대특검법 수정안'이 민주당에서 전면 거부되면서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이 수정 합의안에 대해 하루만에 '인정할 수 없다'면서 '재협상'을 지시한 정 대표를 향해 김 원내대표는 사과하라고 항의했고, 이에 정 대표는 11일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3대특검법 수정안 도출 과정에서 여야 합의 파기로 인한 김 원내대표와 갈등에 대해 "부덕의 소치"라고 사과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에서 수정안 도출 과정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의총에서 "여야간 협상 과정에서 최고위, 의원총회에 수정안을 제출하는 과정과 관련해 매끄럽지 못한 부분에 대해 정 대표가 당원과 국민, 의원들께 '부덕의 소치'라고 하며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원내대표도 협의 과정, 그렇게 협의했던 이유 등에 대해 설명했다"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전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 여야 합의 과정과 관련해 정 대표가 "지도부 뜻과 많이 다르다"고 말한것에 대해 "정청래 (대표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하라"고 말하면서 두 사람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김 원내대표는 의총 전에 있던 비공개 최고의원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전날(10일) 김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특검 수사 기간 연장 횟수를 늘리지 않는 방향으로 '더 센 특검법 개정안'을 수정한다고 합의했지만, 정 대표가 이에 제동을 걸면서 여야 협상은 하루만에 파기됐다.
김병기 "지도부ㆍ법사위ㆍ특위와 긴밀히 소통한 것…그런거 혼자 하나"
여야 합의를 이끌어냈던 김병기 원내대표는 불만을 표출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3대 특검법 개정 협상은 결렬됐다. 법사위에서 통과된 원안대로 통과시키겠다"며 "그동안 당 지도부, 법사위, 특위 등과 긴밀하게 소통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친 뒤 정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한 취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쉬운 말이지 않나"며 "어려운 말인가. 그런 것 할 때 혼자 하나"라고 반문하기도했다.
원내 지도부가 당내 소통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국민의힘과 3대 특검법 협상을 진행했다는 지적에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협상안 지도부 뜻과 달라서 당황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안은 제가 수용할 수 없었고 지도부의 뜻과도 다르기 때문에 어제 바로 재협상을 지시했다"며 "원내대표가 고생 많이 하셨지만 저희 지도부 뜻과는 많이 다른 것이어서 어제 많이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법 개정안을 하자는 것은 핵심 중 핵심이 '기간 연장'이라서 연장을 안 하는 쪽으로 협상한 것은 특검법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지시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與 "'더 센 특검법 개정안' 기존 개정안 유지"...특검기한 연장, 민주당 원안대로 '본회의 통과'
이 대통령 "여야 합의, 몰랐다. 내란 진실규명과 정부조직법과 달라. 그런걸 원치않는다"
한편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더 센 3대특검법 개정안'에 대한 후속 논의가 이뤄졌다.
논의 끝에 민주당은 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 수사 인력과 기간을 연장하도록 하는 기존 개정안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특검의 군 검찰·국가수사본부 지휘, 내란 특검 사건 1심 생중계 의무화 등은 제외하기로 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가장 중요한 인력과 기간은 원안대로 하기로 했다. 나머지 영역에 대해서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해야 하냐는 취지의 의견이 있었다"며 "이런 것들을 종합해 수정안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도 11일 오전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와 관련 "협치라고 하니까 이재명이 시킨 것 같다는 여론이 있던데 저는 몰랐다. 저는 그렇게 하길 바라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조직법을 고쳐서 정부조직을 개편하는 것과 내란의 진실을 규명해서 엄정하게 책임을 묻는, 대한민국에서 내란이라고 하는 친위 군사쿠데타가 벌어지는 일이 다시는 없게 하는 일의 당위와 어떻게 맞바꾸느냐는 게 제 생각"이라면서 "그런 합의는 원치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이어 "내란의 진실을 규명해서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 다시는 못하게, 꿈을 못 꾸게 만드는 것은 민주공학의 본질적인 가치 아니냐. 그걸 어떻게 맞바꾸냐"며 "그런 건 타협이 아니다. 저는 그런 걸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특검 기한 연장을 포기'한 여야 수정합의에 분명히 반대 입장을 함에 따라 이날 오후에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원안대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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