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김주현 기자] 대구 출신 한국미술 거장 최병소 작가가 11일 별세했다. 향년 83세.
작가의 전속 화랑인 우손갤러리는 이날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최 작가가 영면에 들었다”고 알렸다. 갤러리에 따르면 작가는 지병은 없었지만 최근 호흡곤란 등으로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우손갤러리 서울에서 연 전시가 마지막 개인전이 됐다.
1943년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중앙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국내 최초의 현대미술제인 대구현대미술제 창립 멤버로 활동했고, 1977년 도쿄 센트럴 미술관, 1979년 상파울로 비엔날레, 1981년 브루클린 미술관과 서울 국립 현대미술관 등 주요 그룹전과 2012년 대구 미술관 그리고 2016년 프랑스 생떼띠엔 근현대 미술관에서의 개인전 등 활발히 국제 활동을 펼쳐왔다.
작가는 1974년 ‘한국 실험작가전’ 및 1974-78년 ‘대구현대미술제’ 핵심 멤버로 활동하면서 개념적 설치 작업과 같은 전위적 실험 예술을 다수 보여 주었다. 이러한 작업들은 존재와 부재 그리고 허상과 실체에 관해 끊임없이 물음을 던지고 있다는 의미에서 현재의 작품과 맥락을 함께 했다.
‘지우기 기법’으로 잘 알려진 작가의 작업 방식은 신문지에 연필과 볼펜으로 선을 긋고 또 그어 새까만 선들이 전면을 덮고 마찰에 의해 종이가 군데군데 찢어져서 물리적 한계에 이르러 더 이상 작업이 불가능할 때까지 지속되는 작업이다. 신문지 위에 까맣게 칠해진 표면은 언뜻 보기에 모두가 같아 보이지만, 작가의 창조적 의지에 의해 끝없이 반복되는 인간의 노동과 시간은 예술적 실천으로써 작품 한 점 한 점 속에 축적되어 하찮은 일상적 대량 생산물에 유일한 가치를 부여하고 일시적인 것을 영원히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빈소는 대구 영남대학교의료원 장례식장 301호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류향하 씨와 최지안·최윤정·최원석 씨, 사위 김성근 씨, 며느리 강미애 씨 등이 있다.
발인은 13일 오전 9시 30분.
Copyright ⓒ 문화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