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앤리조트가 김치찌개 가정간편식(HMR) 신제품을 출시하며, 호텔 한식을 일상 식탁과 해외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롯데호텔은 11일 진행한 미디어 간담회에서 “김치찌개를 시작으로 김치 기반 간편식 제품을 다각화하고, 일본·미국 등 해외 체인호텔을 중심으로 수출까지 연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김치찌개는 실제 호텔 주방에서 사용하는 김치 레시피를 그대로 적용한 제품이다. 향후 김치와 관련한 HMR 라인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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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의 김치 사업은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김 본부장은 “2013년과 2016년, 롯데마트의 자체브랜드(PB) ‘요리하다’와 협업해 김치 제품을 출시했지만, 당시에는 외부 컨설팅 수준의 레시피에 의존했고 호텔이 직접 개입하지 못해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며 “지금은 시장 분석부터 원재료 수급, 생산과 품질관리까지 호텔이 전 공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김치찌개 역시 호텔 주방에서 실제 사용하는 김치와 동일한 레시피를 기반으로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롯데호텔은 2023년 8월 ‘롯데호텔 김치’를 롯데홈쇼핑에서 처음 선보였고, 방송 시작 15분 만에 4000세트가 완판되며 기대 이상의 초기 반응을 얻었다. 이후 호텔 주방의 맛을 간편식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에 따라, 지난달 27일 자사몰에 출시한 김치찌개 제품 역시 열흘 만에 두 차례 품절을 기록했다. 롯데호텔에 따르면 올해 1~8월 김치 전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제품 개발을 맡은 김송기 조리R&D실 실장(대한민국 조리명장)은 “김치찌개의 맛을 결정짓는 건 산도(pH)”라며 “pH 3~4 수준으로 숙성시킨 김치가 깊은 신맛과 감칠맛을 낸다”고 했다. 그는 “국내산 돼지고기 목살을 사용해 풍미를 살렸고, 국물 양도 시중 제품보다 100g 늘려 라면·햄·참치 등을 넣어도 짜지 않도록 했다”며 “집에서 끓여도 호텔 김치찌개 같은 맛이 나도록 설계한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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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수출도 본격 추진한다. 이성호 롯데호텔앤리조트 커머스비즈니스팀 팀장은 “처음부터 해외 판매를 염두에 두고 기획했다”며 “일본, 미국, 미얀마, 러시아 등 롯데호텔이 체인을 운영 중인 6개국을 우선 타깃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별 수입 규제에 따라 백김치, 묵은지 등 맞춤형 제품을 구성하고 있으며, 냉동 김치찌개도 각국의 유통 규정을 검토하며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치 제조는 현재 대형 식품사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시설에서 진행되지만, 품질 기준은 ‘호텔급’으로 설정돼 있다. 롯데호텔 식품안전팀이 정기적으로 위생 점검을 실시하고, 호텔 한식 셰프가 공장에 상주해 원재료 입고부터 버무림, 출고까지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한다. 이 팀장은 “화학조미료 맛이 거슬렸다는 고객들이 ‘직접 담근 것 같다’, ‘익을수록 더 맛있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호텔 레시피 그대로 만든 김치라는 점이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라고 말했다.
현재 롯데호텔은 계절김치를 포함해 총 9종의 김치 라인업을 운영 중이며, 자사몰과 롯데온,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볶음김치, 김치찜 등 HMR 제품군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앞으로 자체 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다.
호텔업계의 ‘김치 전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포족’(김장 포기 세대)이 늘고 있는 가운데 호텔 김치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서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최근 자체 브랜드 ‘워커힐호텔 김치’의 미국 수출을 위한 컨테이너 선적식을 진행했다. 호텔이 김치를 미국으로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커힐은 1989년 업계 최초로 김치연구소를 설립하며 일찌감치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조선호텔은 2004년 김치 판매를 시작해 2011년에는 서울 성수동에 HACCP(해썹) 인증 공장을 설립, 자체 생산 체제를 갖췄다.
김 부문장은 “호텔에서 먹는 김치와 똑같은 걸 집에서도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 신뢰가 따라온다”며 “품질을 타협하지 않는 김치라는 것 자체가 우리의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고객의 일상 속에서 호텔의 맛과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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