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 공포`에 칼 빼든 경찰…전국 초등학교 주변에 5만명 투입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최근 학교 주변에서 미성년자 대상 약취·유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며 불안감이 높아지자 경찰이 가용 경찰력을 총동원해 대응에 나섰다.

서울 서대문구 초등학교 인근에서 학생을 유괴하려고 시도한 20대 남성 3명이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 2일 초등학교 유괴 시도 관련 추가 신고를 접수하고 범행 차량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20대 남성 3명을 긴급 체포했다고 4일 밝혔다. 이중 2명에 대해서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진은 4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사진=연합뉴스)

11일 경찰청은 등·하교 시간대에 맞춰 전국 초등학교(6183개소) 인근, 주요 통학로 주변에 5만명이 넘는 경찰력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가시적인 예방순찰을 실시하며 장시간 정차 차량이나 수상한 사람을 발견할 경우 적극적으로 검문검색을 실시할 예정이다.

전국 지구대·파출소 소속 지역경찰(4만 8347명), 기동순찰대(2552명)를 비롯해 교통 경찰(3152명), 학교전담경찰관(SPO 1135명) 등 총 5만 5186명에 이르는 경력을 동원한다. 필요한 경우 형사·경찰관 기동대까지 최대한 동원해 예방순찰에 집중할 방침이다.

또 아동안전지킴이와 녹색어머니, 자율방범대 등 아동보호인력과 치안협력단체와도 협력해 합동순찰을 실시한다.

지역별로 지방자치단체 CCTV 관제센터(217개소)에서도 화상순찰을 강화한다. 등·하교 시간대 거동 수상자나 범죄의심 상황을 모니터링해 유사 시 신속히 경찰이 대응할 수 있도록 협업도 강화한다.

범죄예방진단팀(CPO)을 중심으로 학교 주변과 주요 통학로 일대 범죄·사고 취약, 위해 요소를 정밀하게 점검해 관계기관과 함께 시설개선 등 조치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미성년자 범죄 관련 112신고를 접수할 경우 긴급신고인 코드1 이상으로 지정한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지역경찰, 기동순찰대와 형사 기능이 신속히 출동해 총력 대응할 방침이다.

아울러 학교전담경찰관(SPO)이 각 시도교육청 등과 협업해 학생ㆍ학부모 대상으로 교육ㆍ가정통신문 등을 전달한다. △낯선 사람으로부터 돈·간식·선물 등 받지 않기 △낯선 사람의 차량에 타지 않기 △의심 상황 발생 시 112신고 및 학교에 도움 요청하기 등 유괴· 납치 예방수칙을 적극 전파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위험 상황이 생기면 통학로 주변 ‘아동안전지킴이집’과 ‘실종예방 사전등록’ 제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와 홍보를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경찰은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와 협의해 학교 주변, 통학로에서 아동보호활동을 전개하는 아동안전지킴이도 410명을 추가로 선발할 예정이다.

현재 아동안전지킴이는 전국 1만811명으로, 410명 추가선발 시 1만1221명으로 늘어난다.

앞서 지난달 28일 서대문구 홍은동 소재 초등학교 인근에서 아동에게 접근해 “귀엽다. 집에 데려다줄게”라고 말을 건 피의자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총 3차례 같은 방식으로 아동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아동들이 현장을 벗어나면서 실제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경기 광명에서도 지난 8일 8살 여아의 입을 막고 끌고 가려 한 10대 남성이 검거됐다. 피의자는 아이가 울면서 도망치자 자리에서 도망쳤다. 경찰은 ‘성범죄’를 목적으로 유괴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경찰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약취·유인 범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경찰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유사 사건이 발생하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신속히 검거해 엄정하게 조치하는 등 어린이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