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에이션 부담 제한적"…반도체업 호조·환율 안정 기대도 호재
"상승 지속 위해선 기업 실적 개선 동반돼야"…美 경기 흐름도 주시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증권가에서 장밋빛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코스피가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고점 부담에 따른 조정 우려도 동시에 나오는 분위기다.
11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0.90% 오른 3,344.20에 장을 마치며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날 4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이날도 역대 최고치 기록을 새로 쓴 것이다.
지수는 이날 장중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의 증시 관련 정책 발언에 주목하며 오름폭을 줄이긴 했지만, 장 후반 다시 매수세가 몰리면서 사상 처음 종가 기준 3,340대로 올라섰다.
증권가에서는 추가 상법 개정 등 정부의 정책 기대가 남아 있는 만큼 연말까지 증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번지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려가 높았던 한국 정부의 정책 입장이 재차 시장 친화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여 향후 지수 레벨은 연말에 더 높아질 것"이라며 "이달 정기 국회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자사주 매입 소각 의무화 등 세부 논의가 예정된 가운데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30% 미만, 자사주 매입 소각 유예 기간 1년 미만일 경우"라고 짚었다.
이어 "정부의 장기 전략이 가계 자산 비중 변화를 통한 금융시장 중심으로의 구조 전환임을 고려할 때 연말 지수는 3,000포인트 이하보다는 사상 최고치 이상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부연했다.
과거 전고점 돌파 시점 대비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제한적인 점도 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최근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과거 전고점 돌파 당시와 유사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과거 코스피가 전고점을 돌파한 직후 1∼2개월간 점진적인 우상향이 나타난 만큼 연말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는 반도체주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 분위기가 워낙 좋은 상황이다.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어 당분간 코스피의 긍정적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이 장기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증시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관세가 미국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에 대해 경계는 높지만, 고용지표 부진을 확인하면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확대됐다"며 "완만한 경기 둔화와 금리 인하(유동성 확장)는 달러 약세 요인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약달러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향후 증시 상승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이익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코스피 고점 부담과 미국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산재한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설태현 연구원은 "이번 코스피 전고점 돌파의 주요 동력은 정책 모멘텀(동력)에 기반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인데, 일반적으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으로 높아진 밸류에이션 부담은 실적 개선이 동반되지 않으면 부담 요인이 커진다"며 "향후 코스피 성과는 실적 개선 지속성과 수급 흐름의 결합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도 "올해 코스피가 많이 오른 만큼 더 크게 오를 여력이 많지 않다"며 "3분기부터 기업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점도 우려 요인이며, 미국 경기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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