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영 “망각 꺼내는 게 문학”, 옌롄커 “작가 써내는 진실 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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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영 “망각 꺼내는 게 문학”, 옌롄커 “작가 써내는 진실 무한”

이데일리 2025-09-11 15:57: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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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제주 4·3사건 등 한국 현대사를 깊이 있게 다뤄 온 소설가 현기영(84)은 “망각 속 묻혀버린 것들을 지금 꺼내어 보여주는 것이 ‘문학’”이라고 했다.

루쉰문학상, 카프카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받은 중국 작가 옌롄커(67)는 “문학은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것을 보여준다”며 “작가의 경험은 제한적이지만 작가가 써내는 진실은 무한하다. 유한한 진실을 통해 무한한 진실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국제작가축제 참가차 한국을 방문한 중국 옌롄커(왼쪽) 작가와 현기영 작가가 11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과 중국의 두 거장은 11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학의 본질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이들은 12~17일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그라운드서울에서 열리는 ‘2025 서울국제작가축제’ 개막 당일 대담을 갖는다. 두 사람은 대담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주제로 각국 역사의 상처와 아픔을 들여다본다. 5·18민주화운동, 제주 4·3사건 등을 살펴보고, 국가의 폭력적 역사와 상처를 이야기할 예정이다.

올해 14회째를 맞는 축제의 주제는 ‘보 이 는 것 보 다 ( )’. 보는 것을 중시하는 동시대에 보이는 것 너머의 본질과 진실을 탐구한다.

축제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옌롄커는 “문학이라는 것은 보이는 것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 (드러난) 진실 아래 가려진 진실도 있다. 진실을 초월하는 진실도 있다”며 축제의 주제에 이렇게 공감했다.

중국 옌롄커 작가(사진=뉴시스).


현기영은 단기간에 고도의 성장을 이룬 한국의 역사를 언급하며 “압축 성장이 나쁘다고 이야기할 수 없지만 인간성이 마모되고 인간이 물질만 좇는 그런 상황이 됐다. 지나친 빠른 성장으로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사건을 놓치고 있다”며 “우리가 급히 잃어버리고, 지나쳐버린, 망각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5·18사건이나 제주 4·3을 보이게끔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이야기를 함께 나눌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옌롄커는 한국 문학에 대해 “동아시아에서 한국 문학이 중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앞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영화가 아시아에서 최고라고 알고 있는데 문학도 최고봉에서 (아시아를) 이끌었으면 한다”고 했다.

또 노벨문학상에 자주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내가 원하는 것은 아시아 작가들에게서 많은 수상자가 나오길 기대한다. 아시아 문학의 명예를 높여준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중국의 작가 모옌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벨문학상 후보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언급되는데 신뢰할 수 있는 정보는 그리 많지 않다”며 “오히려 언급된 작가들이 떨어지지 않았나”라고 웃었다.

현기영(오른쪽) 작가와 중국 옌롄커 작가(사진=뉴시스).


작가축제는 한국문학번역원이 2006년부터 개최해온 국제 문학 행사다. 한국문학의 세계 진출을 지원하고 국내외 작가들이 사회적 의제와 시대적 감수성을 공유하는 교류의 장이다. 6일간 열리는 이번 축제에서는 8개국 10명의 외국 작가와 19명의 한국 작가가 대담 또는 주제 토론을 벌인다.

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작가축제는 세계 각국의 작가가 문학으로 하나 되는 소중한 자리”라며 “해외 문학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한국 문학이 세계 문단에서 더욱 빛날 수 있도록 글로벌 축제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11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에서 ‘2025 서울국제작가축제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남승원 축제 기획위원, 옌롄커 작가, 현기영 작가, 박연준 축제 기획위원.(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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