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맞은 11일, 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 정상화의 첫걸음이 시작됐다"고 자평한 반면, 국민의힘은 "파괴의 100일"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여야 간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며 향후 정국 운용에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인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부의 100일을 "A학점"으로 평가하며 각 부문별 성과를 집중 부각했다. 정청래 대표는 “행동하는 양심과 깨어있는 시민의 힘이 이재명 정부와 함께 ‘빛의 혁명’을 이뤄냈다”며 “출범만으로도 경제는 안정을 되찾고, 코스피가 3,200선을 돌파했다”고 주장했다.
외교 분야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이례적으로 “만점”을 부여했다. G7 초청, 한미·한일 정상회담 성과를 거론하며 “이 정부 출범으로 대한민국이 내란의 상처를 극복하고 국제사회에서 정상 국가로 복원됐음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인수위 없이도 숨 가쁘게 달려온 이재명 정부 100일은 국민 치유의 시간이었다”며 “국민주권의 기적으로 전 세계가 다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 100일을 ‘혼용무도’(昏庸無道)로 규정하며 정면으로 날을 세웠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이 난무하는 가운데, 경제는 무너지고 안보는 해체되고 있다”며 “굴욕적인 대북 저자세는 문재인 정권의 실패를 반복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이 추진 중인 ‘3대 특검법’과 ‘내란특별재판부’에 대해서는 “정치 보복의 도구이자 위헌 소지 있는 인민재판”이라며 “민주당은 이제 ‘나홀로독재당’으로 당명을 바꿔야 할 판”이라고 직격했다.
이 대통령이 밝힌 협치 의지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진정성을 의심했다. 장동혁 대표는 “민주공화국을 ‘민주당공화국’으로 만든 파괴의 100일”이라고 혹평하며 “삼권분립이 아니라 ‘삼통분립’이 작동 중”이라고 꼬집었다. 장 대표는 “용산 대통령 이재명, 여의도 대통령 정청래,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며 “실질적 권력이 누구에게 있는지 국민도 의문을 품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야 간 메시지의 온도 차가 뚜렷한 가운데, 이재명 정부 100일 이후의 정국은 오히려 더 험로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 '빛의 혁명', '국가 정상화'라는 표현을 동원하며 100일간의 국정운영을 찬양한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공화국', '혼용무도' 등 강경한 표현으로 정면 충돌을 예고하고 나섰다.
특히 여권 내부에서도 당정 간 미묘한 메시지 차이가 포착되며, 정부의 통합 리더십에도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협치를 강조한 직후 여당 대표가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등 엇박자 논란도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야당은 특검법·정부조직법·방송법 등 주요 쟁점 법안을 놓고 '입법 폭주'를 경계하며 강력한 저지 입장을 밝힌 상태로, 향후 정기국회 내내 첨예한 대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처럼 여야는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시선이 분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의 100일 이후 정국은 순탄치 않은 험로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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