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주애, 유력 후계자로 입지 다져…김정은, 방중 성과있다 ‘자평’”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를 방중 과정에서 등장하게 해 유력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했다고 평가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행사 일정을 무난하게 소화해 심장·혈압 등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도 판단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현지시간 오후 4시 중국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뒤에 딸 김주애(붉은 원)가 서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보위 간사인 박선원 민주당 의원과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국회 정보위 비공개회의에서 국가정보원이 김 위원장의 5차 방북(중국 전승절 참석) 등과 관련해 이같이 보고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은)김주애에게 해외 경험을 쌓게 하면서 그러나 공개 행사장에는 등장하지 않게 해 유력후계자로서 입지를 다진 측면이 있다”며 “(김주애는)방중 기간 동안에 대사관에 머물면서 외부 출입을 자제했고, 귀국 시에도 전용 열차에 미리 탑승해서 언론 노출을 회피했다. 그럼에도 유력 후계자 입지에 필요한 혁명서사는 충분히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노동신문 사진을 통해서 김 위원장과 김주애가 동행해 방중한 사실을 알리고 또한 현지 대사관을 방문했음도 북한 주민들에게 공개한 것을 ‘후계자 입지 다지기 작업’의 근거로 설명했다.

박 간사는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 평가하기에는 (방중이)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며 “다자 외교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고, 북중러 3국 간의 연대를 과시하고, 정상 국가의 지도자다라고 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상당한 성과가 있다고 자평하는 것 같다”고 국정원을 설명을 전했다.

국정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상태는 양호하다고 봤다.

이성권 간사는 “행사 전체 일정을 특별한 문제없이 무난히 소화한 것으로 평가가 되고 건강에 이상이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한다”며 “ 초고도 비만으로서 가끔 땀을 많이 흘리거나 계단을 오를 때는 가뿐 숨을 내쉬는 경우도 있으나, 심장과 혈압 등 대부분이 정상 범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김정은 김주애의 생체 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만전을 기해 온 모습도 관찰됐다”며 “특히 북 대사관에 투숙을 했다든지 특별기를 통한 행사 물자 그리고 폐기물 운송 정황이 파악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국정원의 보고 내용을 전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의 행보는 유리한 대외 환경이 조성됐다는 정세 인식 하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가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며 “북한은 중국 방문을 통해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공세적인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일 전용열차로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