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 공여지 개발에 시민 참여가 보장돼야 합니다.”
의정부 미군반환공여지 시민참여위원회가 13일 가능동 CRC(캠프 레드클라우드) 예배당 일원에서 CRC 열린음악회를 개최하며 미군 공여지 개발 방향과 비전을 제시한다.
행사를 앞두고 경기일보와 만난 최경호 미군반환공여지 시민참여위원회 집행위원장(59)은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공여지 개발과 관련해 소신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최 위원장의 공여지 활용에 관한 주장은 확고하다. 장기 임대가 아닌 무상양여 추진, 정부 주도 개발, 개발 과정에 시민 참여 보장 등이다.
최 위원장은 “현재 공여지 개발 방식은 장기 임대를 하는 것인데 재정자립도가 떨어지는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정부 주도 방식으로 추진돼야 하고 여기에 시민의 의견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희생을 한 건 시민인데 중요한 사업을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4월 두 차례 공여지 개발에 대한 공론장을 열었다. 시민 주도로 2주 동안 공여지 문제를 논의하고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이 미군 공여지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6년 의정부에서 태어난 최 위원장은 어린 시절 미군부대의 존재와 삶이 떼어지려야 떼어질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시내 한복판에서 미군들이 시민들을 통제하고 버젓이 아침에 구보하고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 군인들도 미국에서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최 위원장은 “미군부대 주둔 덕에 의정부시는 1963년 도에서 두 번째로 시로 승격되고 경기 북부 수부도시가 됐던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현재 그로 인해 시가 짊어진 멍에는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고도제한, 토지 사용 규제 등으로 발전이 정체됐다. 군부대로 인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한 것이다. 뭔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한 최 위원장은 40대가 되면서 시민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미군부대가 떠나기 시작할 무렵 본격적으로 공여지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최 위원장은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이슈를 활용하고 목숨 걸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시민들이 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6년 전 뜻을 같이한 시민 40여명과 위원회를 구성했고 현재 200여명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버스킹 등 문화 행사를 통한 공여지 개발 방향을 자연스럽게 알리고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13일 CRC(캠프 레드클라우드) 열린음악회도 그 일환이다. 닫힌 미군기지를 열자는 의미도 있다.
최 위원장은 “공여지 관련 시민운동은 굉장히 오래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조직 구성과 연대를 확산시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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