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건강에 큰 이상 없는 것으로 판단…심박·혈압 정상범위"
"金, 방중 상당한 성과 자평…방중 자신감 토대 공세적 행보 가능성"
"金부녀 생체정보 노출 최소화…특별기로 방중 행사물자·폐기물 운송"
김정은, 평양 전위거리 준공식 참석…딸 주애 두달만에 재등장(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수도 평양의 북쪽에 새로운 거리인 '전위거리'가 완공돼 베일을 벗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전위거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1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야간에 열린 준공식에서 직접 준공 테이프를 끊으면서 건설에 참여한 청년들을 격려했다. 김주애가 공개석상에 등장한 것은 지난 3월 15일 항공육전병부대(공수부대) 훈련 지도와 강동종합온실 준공식에 참석한 이후 두 달 만이다. 2024.5.15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김치연 기자 = 국가정보원은 11일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에게 해외 경험을 쌓도록 하면서 유력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진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최근 김 위원장의 방중에 함께한 김주애와 관련해 이러한 내용을 보고했다고 정보위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국정원은 "김주애는 방중 기간 대사관에 머물며 외부 출입을 자제했고, 귀국 시 전용 열차에 미리 탑승해 언론 노출을 회피한 것이 특징적으로 나타났다"며 "그럼에도 유력 후계자 입지에 필요한 혁명 서사는 충분히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주애를 후계자로 인식하고 서사를 완성해가는 과정에 방중을 함께한 것"이라며 "김주애 방중 취지가 기본적으로 세습을 염두에 둔 하나의 서사를 완성하기 위한 과정으로 분석한다"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회의에서 김주애를 제외한 자녀 여부 질문이 나왔고, (다른) 자녀가 장애를 갖고 있거나 혹은 유학을 갔다는 여러 설이 있지만 (국정원은) 그렇게 유력하게 보지 않는다"며 "유학은 존재를 숨기려 해도 드러나지 않을 수 없기에 유학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가끔 초고도비만으로 땀을 많이 흘리거나 계단 오를 때 가쁜 숨을 내쉬는 경우도 있지만 심박·혈압 등 대부분이 정상범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고했다.
이어 "북한이 김 위원장과 김주애의 생체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전을 기해온 모습도 관찰됐다"며 "북한 대사관에 투숙하고 특별기를 통한 행사 물자와 폐기물 운송 정황이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또 "김 위원장이 다자외교 데뷔에 따른 긴장과 미숙함이 보이는 측면도 있었다"며 "열병식 입장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보다 앞서 걷는다든지, 회담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행동을 따라 하는 등 긴장된 행태가 특이하게 관찰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북중러 3국 간 연대를 과시하는 그림을 발신해 정상 국가의 지도자라는 모습을 보이려고 했는데 그런 모습을 연출하는 데 상당히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방중은) 유리한 대외환경이 조성됐다는 정세 인식 하에 이를 적극 활용해 나가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며 "북러 밀착에 이어 북중 관계 개선에 방점을 두고 북중러 연대를 도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방중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토대로 공세적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며 "중국과 인적·물적 협력 확대를 모색하고, 김 위원장 방러 카드를 활용해 동맹 장기화 혹은 반대급부 추가 확보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과는 대화 문턱을 높여 협상을 압박하되, 물밑 접촉을 모색하는 전략을 가지고 갈 것"이라며 "대남 관계는 적대적 두 국가 기조하에 한미동맹 추이를 탐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국정원은 "방중에서 일정 부분 한계도 있었다"며 "북중러가 그림 상으로는 3자 연대의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로 3자 정상회담이나 3자 간 구체적 정책 협의 플랫폼 구축의 진전이 없었다는 점에서 북중, 북러 회담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 아닌가 한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은 북중 정상회담 결과 보도문에 호혜적 경제협력 심화라고 발언했지만, 이를 중국만 공개하고 북측은 공개하지 않았다"며 "경제협력을 북한이 원한다는 모습을 노출하지 않으려 하고, 북한이 협력 확대를 요구했지만 충분한 반응이 중국에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평화, 안전, 핵 문제에 대해 중국이 북한과 같은 입장을 보이지 않는 데 대한 불만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북러 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은 동맹을 장기화하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푸틴 대통령이 미래를 거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연 김 위원장이 의도한 만큼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성과를) 얻어냈느냐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기자들에게 "중국이 전 세계에 북한 제재를 해제하는 듯한 인상은 주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의도된 거리두기가 있었다"면서 "정상회담이 있었기에 생필품 등 일반 물품의 경우 양측 간 경제 교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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