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급 이하도 7대 비리 적어내는 체크리스트 적용 검토"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음주운전 등 전과 5범의 이력으로 물의를 빚은 전북특별자치도 서울장학숙 한희경 관장(가급)이 사표를 제출한 가운데 '인사 참사'를 막을 검증 시스템 강화 방안이 추진된다.
이현웅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장은 11일 "원장(4급) 이상에게 적용하는 체크리스트를 직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전북도청 기자간담회에서 "논란이 된 한 관장은 어제 자로 사의를 표명했고 사직서 수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번 논란을 겪으면서 서울장학숙 관장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도 출연기관인 진흥원은 서울장학숙 관장을 임명하는 기관이다.
이 원장은 "개인정보 침해 등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 개방형 직원들에게 (체크리스트를) 일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변호사와도 상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체크리스트는 음주운전, 성범죄, 경제 범죄 등 7대 비리 전력 여부를 본인 동의 하에 제출하는 4급 이상 인사 검증 시스템으로 중앙부처, 지자체 공무원 임용 때 활용된다.
이어 이 원장은 "(미래 세대를 육성하는) 서울장학숙의 특성상 도덕적인 부분을 가미해서 자체 규정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덕망 있고 학생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분들이 임명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관장의 사표 수리와 이후 절차에 대해서는 "규정상 공무원 사직까지 열흘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직 절차 이후) 관장 공모를 따로 하지 않고, 모든 공공기관이 그러하듯 후순위자에게 기회를 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류, 면접 등 과정에서 한 관장의 전과 기록을 몰랐느냐는 질문에는 "신원 조회 과정에서 결격 사유가 없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 자리에 배석한 전북도 관계자 역시 "시스템을 통한 결격 사유 조회에 문제가 없었고, (부족한 점을) 세평으로 보완해야 하는데 사실 시스템에 그러한 장치는 없다"며 "(시스템 조회 외에) 추가적인 검증을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오랜 시간 지역 정치권에 몸을 담았던 인물을 개방형인 서울장학숙 관장으로 선발하는데 세평조차 듣지 않아 도청 인사 검증 체계의 허점을 자인한 셈이다.
앞서 전직 전북도의원인 한 관장은 언론 보도로 5개 전과 기록이 알려지자 임명 9일 만인 전날 자진 사퇴했다.
그의 5개 전과 기록은 음주운전 3회, 무면허 운전 1회, 공직선거법 위반 1회다.
그러나 이 전과 기록이 12∼13년 전의 일이어서 서울장학숙 관장으로 임명되는 데 결격 사유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전북도청 내부에서 '인사 참사가 또 발생했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오는데도 전북도는 "오랜 과거의 일을 들춰서 자격을 운운하는 것은 좀 과도하지 않나"라는 안일한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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