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에 댓글 쓰라” 대통령에 떼 써 본다던 강릉시장 근황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최악의 가뭄으로 재난사태까지 선포된 강릉에서 김홍규 강릉시장이 직원들에게 시가 펼치는 정책에 대해 적극 옹호·홍보 댓글을 달 것을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맘카페’를 지목하며 이곳에서는 더욱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다.

강원 강릉시청에서 김홍규 시장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등 당 지도부에게 지역 가뭄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민단체 ‘강릉시민행동’은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시장은 지난 8월 29일 시청에서 여성 공무원 60여명이 참석한 긴급회의에서 “가뭄 및 물 부족과 관련해 언론과 인터넷에 잘못된 정보와 비판적인 내용이 많다”며 “이는 시민들을 자극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것으로 직원들이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지시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이어 “김 시장은 직원들이 인터넷 등에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달아 사실을 바로잡으라고 지시했다”고 공개했다. 특히 강릉 맘카페에 소속 직원들이 직접 댓글을 달아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실제 맘카페에는 시를 옹호하는 댓글이 일부 달리기도 했다. 강릉시민행동은 지난 8월 30일 시 내부망 ‘새올행정시스템’에 ‘김홍규 시장님을 칭찬합니다’라는 글과 100여개의 칭찬 댓글이 올라온 사실도 공개했다.

강릉시민행동은 “가뭄 극복에 온 힘을 쏟아도 모자랄 중대한 시기에 본인에 대한 부정 여론에도 대응하려 공무원을 동원한 것”이라며 “사실상 여론조작을 지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강릉맘 동원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었던 것”, “어이가 없다”, “정신 차려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강릉시 측은 가뭄 대응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자는 취지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달 초 강 시장은 이 대통령이 직접 강릉을 방문울해 대책회의를 주재하는 과정에서 우물쭈물 제대로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영상이 대중에 공개돼 큰 비판을 받았다. 이에 강 시장은 다음날 대통령 앞에서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지방비로 해야 될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오셨으니 대통령께 한번 떼를 좀 써보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