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미국 조지아주에서 이민당국에 체포·구금된 한국인 316명을 태우고 귀국할 전세기가 11일 낮 12시(현지시간) 이륙해 한국으로 향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에 따르면 구금된 한국인들은 11일 새벽 2∼4시께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에서 전세버스를 나눠 타고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버스이동 중 수갑 미착용도 재확인 했다.
포크스턴 구금시설에서 애틀랜타 공항까지의 거리는 약 430㎞로, 일반 승용차로는 약 4시간 30분가량이 걸린다.
300명이 넘는 인원이 신원확인을 거쳐 구금 시설에서 나와 이동해야 하는 만큼 8대 버스에 나눠 탈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반 차량보다는 천천히 이동할 수밖에 없어 이동 시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각) 미국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300여 명이 오는 11일 전세기를 통해 귀국하며 향후 미국 재입국 시에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미국 측으로부터 확약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늘 오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난 데 이어 오후에는 앤디 베이커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 겸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과 면담했다"며 "루비오 장관과 합의한 사항들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억류 중인 우리 국민들이 내일 전세기를 타고 귀국할 수 있으며 귀국 과정에서 수갑을 채우는 일은 없을 것임을 미국 측과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분들이 향후 미국에 다시 입국해 일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확약도 받았다"며 이번 구금 사태가 향후 미국 입국에 불이익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과의 면담에서 조 장관은 한국 전문인력의 미국 입국과 관련된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 신설을 제안했고 양국 국무부와 외교부 간 워킹그룹을 구성해 새 비자 형태를 만드는 방안을 신속히 협의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조 장관은 이번 사태 해결의 배경으로 "최근 한미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됐고, 양국 정상 간 신뢰 관계가 쌓였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우리 국민이 안전하게 귀국할 때까지 미측과 계속 긴밀히 협의하고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출국 지연, 트럼프 만류 탓…다시 온다고 설득했다"
애초 이들은 10일 구금 시설에서 풀려나 '자진 출국' 형태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측 사정' 탓에 갑작스럽게 석방이 지연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30분 애틀랜타 공항을 이륙할 예정이던 귀국 항공편도 덩달아 연기됐다.
외교부는 귀국 지연 배경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근로자들이 숙련공이라는 것을 인지한 뒤, 이들을 한국으로 보내지 않고 계속 미국에 남아서 일을 할 수 있을지 한국 측 의사를 물어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이 미국에서 계속 일하면서 미국인 인력을 교육·훈련하는 방안과 귀국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에 조현 외교부 장관은 즉각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해당 내용을 논의했으며 귀국이 지연된 배경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과의 면담에서 "우리 국민이 대단히 놀라고 지친 상태여서 먼저 귀국했다가 다시 (미국에 돌아와서) 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루비오 장관도 이 의견을 존중해 한국인들의 귀국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
앞서 이들을 태우기 위한 대한항공 전세기 KE2901편은 10일 오전 10시9분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대한항공 측은 협상 진행 상황 등을 지켜보며 구금된 이들이 풀려나는 대로 이륙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전세기는 총 368석을 갖춘 B747-8i 기종으로, 전세기 왕복 운항에 드는 10억 원 안팎의 비용은 LG에너지솔루션 측이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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