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카타르의 수도 도하 공격에 충격 받은 중동의 산유국들이 미국의 안보 보장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카타르는 중동에서 가장 큰 미군 기지를 보유하고 있고, 수십억 달러의 미제 무기를 구입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고급 보잉 제트기를 선물했다. 카타르는 또 미국의 요청에 따라 가자 전쟁 종식 협상을 중재하면서 하마스의 정치 지도부를 수용해왔다.
이중 어떤 것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억제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하마스 관계자 4명과 카타르의 보안군 바데르 사드 알후마이디 알도사리가 숨졌다. 알도사리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된 걸프국 국민이다.
미 아랍걸프국가연구소 크리스틴 디완 선임연구원은 “미국 중부사령부가 자국 영토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타르 정부가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때문에 미국과 맺은 동맹의 가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며 “심각한 문제며 미국이 걱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십 년 동안 미국을 안보 보장자로 여겨온 걸프국가들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충격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카타르를 뛰어 넘는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한다.
미국의 동맹과 이익이 지배해온 걸프 국가들까지 서슴지 않고 공격하는 이스라엘의 의지가 지역 정세를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
쿠웨이트대 바데르 알사이프 교수는 걸프의 통치자들이 “강력히 대처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지역 질서에 부속물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오만, 쿠웨이트, 바레인 등 걸프의 석유 부국들은 막대한 부를 배경으로 전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이들의 국부 펀드 자산이 약 4조 달러에 달하며 이들은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불안정한 중동에서 무역, 투자, 관광의 안전한 피난처라는 걸프국가들의 평판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모하메드 빈 압둘라만 알타니 카타르 총리는 지난 9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중동을 재편하겠다고 선언했다. 걸프까지 재편하겠다는 뜻인가”라며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걸프 국가들이 군사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은 없다. 안전한 피난처라는 평판을 스스로 깨트릴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들은 여전히 미국의 군사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알사이프 교수는 걸프국가들도 “수단이 많다”며 외교력과 경제적 힘이 있음을 강조했다. 걸프의 국부펀드가 “이스라엘 또는 미국과 관련된 이익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 투자를 철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하메드 카타르 총리는 도하에서 열리는 이슬람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의 공격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지역 차원의 집단적 대응이 필요하다. 이스라엘을 억제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조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분명한 것은, 걸프국가들이 미국의 안보 보장의 효용성을 다시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미국은 카타르에 이스라엘의 공격을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모하메드 총리는 공격이 있은 지 10분 뒤에 통보가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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