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박윤서 기자] 이강인이 번뜩이는 모습은 보여주었으나 전체적인 경기력 면에서는 물음표가 남았던 것이 사실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 미국 내슈빌에 위치한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2-2로 비겼다.
한국은 전반전 라울 히메네스에 헤더 실점하면서 끌려갔다. 전반전을 0-1로 뒤진 채 마쳤는데 후반전 들어서 반격에 성공했다. 교체로 들어간 손흥민이 동점골로 응수했고 오현규까지 골 맛을 보면서 역전을 만들었다. 후반 추가시간 실점하면서 2-2로 비겼다.
이강인이 멕시코전 선발로 출전했다. 3-4-2-1 포메이션에서 원톱 오현규 밑을 받치는 2선에 포진됐다. 이강인은 중원과 최전방 오현규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고 낮은 위치까지 내려와서 빌드업을 도와주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경기력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이강인은 멕시코의 강한 압박과 협력 수비에 볼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패스 미스가 자주 나오기도 했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이강인은 멕시코전 80분을 뛰면서 패스 성공률 75%(18/24), 크로스 성공 1회(6회 시도), 드리블 성공 0회(2회 시도), 지상볼 경합 승리 2회(10회 경합), 턴오버 19회 등을 기록했다.
그래도 이강인은 ‘이강인’만이 할 수 있는 장면도 만들었다. 전반전 결정적인 아웃프론트 패스로 단숨에 수비 라인을 허물고 오현규에게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주었다.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으나 번뜩이는 패스는 아주 좋았다. 후반전에도 오현규 득점 장면 이강인의 결정적인 패스가 시작이었다.
번뜩이는 패스는 분명히 우리가 알던 이강인이었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은 아니었다. 홍명보 감독이 쓰리백을 사용하면서 이강인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도 있다. 기존 4-2-3-1 체제라면 이강인이 공격형 미드필더와 2선 오른쪽 윙어 모두 소화할 수 있다. 3선에 미드필더 두 명이 있기 때문에 이강인의 활용도가 아주 높아진다. 자유로운 역할을 부여할 수도 있고 이강인의 번뜩이는 패스와 정확한 킥 등 장점을 살릴 수 있다.
다만 쓰리백 체제에서는 이강인의 역할이 우측 2선 공격수로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좌우 윙백과 나란히 서는 중앙 미드필더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카스트로프, 백승호, 박용우 등이 기용됐던 그 자리는 공수 양면에서 왕성한 활동량은 물론 포백 보호, 빌드업 등 여러 면에서 능해야 하는 자리다. 수비력보다는 공격적인 재능이 뛰어난 이강인과 어울리는 자리가 아니다.
고려해야 하는 점은 이강인이 홍명보호 쓰리백에서 뛰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월드컵 예선 쿠웨이트전 후반전에 황희찬 윙백 기용 등 쓰리백을 사용했었다.
그때 이강인이 그라운드 위에 있었지만 애초에 긴 시간은 아니었다. 이후 동아시안컵에서 쓰리백을 사용했지만 이강인은 없었다. 쓰리백 전술에 본격적으로 녹아든 것은 이번 미국-멕시코 2연전이 처음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김민재, 손흥민, 이재성 등 다른 해외파도 마찬가지다.
홍명보 감독이 월드컵 본선까지 쓰리백을 계속해서 사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까지 이강인이 적응하고 녹아들 수 있는 시간은 분명히 남아있다. 10월 브라질-파라과이 2연전도 있고 내년 경기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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