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소속팀들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예선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최고 스타 모하메드 살라의 위상이 굳건한 가운데, 손흥민의 토트넘홋스퍼 시절 동료와 로스앤젤레스FC 동료가 각 대표팀을 이끌어가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번 월드컵 참가국이 48개로 기존보다 1.5배 늘어나면서, 아프리카는 유독 큰 이득을 봤다. 본선행 티켓이 기존 5장에서 9.5장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예선 방식은 간단하다. CAF 소속 53개 국가대표팀이 9개 조로 갈라져 1라운드 예선을 치르며, 각조 1위가 본선에 직행한다. 대륙간 플레이오프 참가권이 걸린 마지막 희망은 각조 2위 중 성적이 좋은 순으로 4개 팀이 모여 2라운드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팀이 가져간다. 즉 마지막 0.5장을 제외한 9장을 건 예선은 그리 복잡하지 않고 한 번에 끝나는 방식이다.
1라운드 예선은 다음달까지 진행된다. 팀당 2경기만 남았고, 이미 통과팀의 윤곽이 거의 드러난 상태다.
이미 예선 통과를 확정한 팀은 두 팀인데, 북아프리카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E조 모로코는 7전 전승으로 조 2위 탄자니아와 승점차를 11점이나 벌렸다. H조의 튀니지는 7승 1무로 2위 나미비아를 멀리 따돌렸다.
모로코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4강 돌풍을 일으킨 팀이다. 특정 선수에게 골이 집중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고른 득점력과 남다른 수비력을 보여주는 저력이 여전하다.
아직 확정하진 못했지만 기세를 볼 때 본선행이 매우 유력한 팀은 A조 이집트, B조 세네갈, G조 알제리, I조 가나가 눈에 띈다. 이들은 조 2위가 잘 따라오고 있어 본선행을 조기 확정하진 못했지만 팀 성적과 10월 일정을 볼 때 미끄러질 확률이 매우 낮다.
A조 이집트는 6승 2무로 승승장구하고 있어 10월 일정을 무난하게 넘기면 조 1위를 유지한 채 예선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최고 스타 모하메드 살라가 7골로 아프리카 예선 득점 2위를 달리고 있으며 공격수 트레제게도 5골로 힘을 보캐고 있다.
B조 세네갈은 5승 3무로 조 1위를 달리고 있어 현상유지만 하면 된다. 10월 일정이 조 최약체인 남수단과 모리타니라 역시 잡아낼 가능성이 높다. 사디오 마네가 2골, 니콜라 잭슨이 1골에 그치며 공격진의 파괴력이 예전 같지 않고, 팀 득점이 8경기 13골에 불과하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세네갈 공격을 이끄는 선수는 토트넘홋스퍼의 득점력 있는 미드필더 파페 마타르 사르다. 4골로 B조에서는 가장 많은 골을 득점했다.
가장 치열한 대결이 벌어지는 조는 F조다. 현재까지 조 선두 코트디부아르가 승점 20점인데, 2위 가봉이 승점 19점으로 고작 1점 차다. 가봉 축구 역사상 최고 스타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이 이번 예선에서는 3골로 나이를 숨기지 못했는데, 여전히 경쟁력을 보이는 건 드니 부앙가 덕분이다. 로스앤젤레스FC에서 손흥민의 공격 파트너로 뛰고 있는 부앙가는 이번 예선 전체 득점 1위인 8골을 터뜨렸고, 6승 중 5승을 책임졌다.
가장 큰 이변을 만들어가는 팀은 D조 선두 카보베르데다. 2위 카메룬을 승점 4점차로 따돌린 상태라 본선행이 꽤 유력하다. 카보베르데는 서아프리카 끝 대서양 위에 있는 섬나라로,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인구 56만 명 소국이다. 오랜 기간 축구계 약체였다. 역대 가장 유명한 선수가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먹튀’라는 나쁜 의미로 이름을 알린 베베였을 정도로 별다른 스타도 없었다. 지금도 슈퍼스타는 없다. 하지만 지난 2023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8강 진출로 전력이 한층 상승했음을 보여줬다. A매치 최다출장과 최다골 기록을 보유한 주장 라이언 멘데스의 인도에 따라 사상 첫 월드컵 진출을 눈앞에 뒀다.
반대로 화려한 스타 선수들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탈락 위기에 처한 팀은 나이지리아가 눈에 띈다. C조 나이지리아는 조 3위로 떨어져 있다. 조 1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승점 6점차, 조 2위 베냉과 승점 3점차라 10월에 분전한다 해도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내는 게 한계일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 최전방의 면면은 노르웨이와 더불어 세계 최강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강하다. 빅터 오시멘, 톨루 아로코다레, 빅터 보니페이스, 타이워 아워니이, 여기에 네이선 텔라와 아데몰라 루크먼 등 2선 자원까지 빵빵하다. 이들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양상이 몇년째 반복되면서 대표팀 성적은 오히려 암흑기 수준이다. 나이지리아는 지난 2022년 대회 예선도 탈락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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