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꾸는 여행의 풍경···"1분이면 완벽한 코스 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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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꾸는 여행의 풍경···"1분이면 완벽한 코스 짜준다"

한스경제 2025-09-11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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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회사원 김민정씨(가명·28)는 다가오는 추석 연휴를 맞아 AI 여행 플래너로 일본 오사카 3박 4일 일정을 짰다. 김 씨는 "예전에는 블로그 후기를 하나씩 찾아보며 며칠씩 고민했는데, 이번에는 여행 목적과 예산만 입력하니 1분 만에 완벽한 코스가 나왔어요"라고 말했다. 

웹디자이너 이소영씨(가명·32)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 "AI가 추천한 숨겨진 맛집과 포토스팟이 친구들 추천보다 훨씬 만족스러웠어요. 이제 여행 계획은 AI에게만 맡기려고요."

이처럼 여행의 풍경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과거 블로그와 후기를 뒤져가며 여행 계획을 세우던 시대는 저물고 인공지능(AI)이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여행 설계부터 현장 체험, 사후 관리까지 AI를 중심으로 한 대전환이 진행중이다.

실제 수치로도 이런 변화가 확인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부킹닷컴이 전 세계 33개국 여행자 3만7000여명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 응답자의 98%가 향후 여행 계획에 AI를 활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글로벌 평균 89%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더욱 주목할 점은 신뢰도의 변화다. 한국인 응답자의 20%는 AI 어시스턴트의 정보를 친구나 동료(18%), 인플루언서(17%)보다 더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사람의 추천'이 여행 계획의 핵심이었지만, 이제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추천'이 더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하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여행 플래너의 작동 방식은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다. 사용자가 여행 목적과 기간, 동행자 구성 등 몇 가지 정보만 입력하면 도시별 체류 일수부터 이동 동선, 시간대별 코스까지 모든 게 자동으로 완성된다.

야놀자·인터파크·트리플이 합병해 탄생한 놀유니버스의 AI 컨시어지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합병을 통해 축적한 방대한 리뷰와 예약 이력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추천을 제공한다. 여기에 개별 호텔 가격을 노출하지 않고 항공권·숙소·입장권을 하나로 묶어 제안함으로써 더 큰 할인 혜택까지 선사한다.

특히 AI의 진가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실시간 기상 변화나 항공편 지연 같은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AI는 즉시 대안을 제시한다. 여행자에게 단순한 편의를 넘어 '안심'이라는 심리적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여행 현장에서도 AI의 존재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음성 번역 서비스는 150개 이상 언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해주고 갤럭시폰의 '라이브 트랜슬레이트'나 구글 번역 앱은 카메라로 메뉴판이나 표지판을 비추기만 해도 즉시 번역 결과를 보여준다.

이런 기술 발전은 여행 패턴 자체를 바꿔놓고 있다. 언어 장벽이 해소되면서 패키지여행 대신 자유여행을 선택하는 이들이 급증했다. AI는 그야말로 '가이드 의존형' 여행 시장을 '자유여행 중심'으로 재편하는 강력한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호텔업계도 마찬가지다. 힐튼 호텔의 AI 컨시어지 로봇 코니는 24시간 고객 질문에 답하며 호텔 시설과 주변 명소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스마트폰 카메라 기반 AI 시각 검색 기술은 랜드마크나 예술품을 비추기만 하면 관련 정보와 역사적 맥락까지 자세히 알려준다.

이런 변화는 여행업계의 생태계 자체를 뒤바꿔놓고 있다. 야놀자의 지난해 B2B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매출은 전년 대비 62% 급증해 전체 매출의 31.65%를 차지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기존 여행사들이 여전히 B2C 내수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여행 기업들의 정체성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유통업의 성격이 강했던 여행업체들이 이제는 AI 기반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는 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자연히 경쟁의 축도 단순한 '가격 경쟁'에서 '데이터와 기술력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중소 숙박업계도 이런 변화의 수혜를 보고 있다. AI 기업 온다가 중소형 숙박업소용으로 출시한 '펜션플러스 온다 AI'는 그동안 대형 호텔 체인만 가능했던 정교한 수익 관리 시스템을 작은 펜션에도 제공한다. 실시간으로 주변 경쟁업소 가격을 모니터링하고 지역 축제 정보까지 제공해 데이터 기반 가격 최적화를 가능하게 했다.

AI 관광 시장은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메타테크 인사이츠에  따르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24년 34억7000만달러에서 2035년 464억2000만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무려 26.59%에 달하는 놀라운 수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정부만 해도 AI 기술 개발에 4억7000만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을 정도다. 물론 AI 도입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부킹닷컴 조사에서 한국인 응답자의 31%는 AI 서비스를 '비인간적'이라고 느꼈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보완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최적의 해답이라고 보고 있다. AI가 복잡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해 시간을 절약해주면, 그 여유를 인간만이 제공할 수 있는 섬세하고 감성적인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접근법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AI는 여행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무한히 확장하는 강력한 도구"라며 "인간의 감성과 직관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인간의 역량을 보완하는 든든한 여행 동반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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