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마우리치오 포체티노 감독이 마침내 강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10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로우어닷컴필드에서 9월 A매치 친선경기를 치른 미국이 일본에 2-0으로 승리했다. 미국은 9월 A매치 첫경기에서 한국에 0-2로 패했는데, 이번에 일본을 상대로 이기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날 미국은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다. 지난 한국전 4-2-3-1 전형을 들고 나온 것과 달리 이날은 3-4-2-1 전형을 가동했다. 크리스천 풀리식, 타일러 아담스, 막시밀리안 아르프스텐, 팀 림, 트리스탄 블랙먼, 맷 프리즈 등 핵심 선수들을 그대로 내보내고 일부 선수들을 로테이션하며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바뀐 전형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변화의 결실을 맺었다. 전반 30분 막시밀리안 아르프스텐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알레한드로 젠데야스가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골문을 등진 상황에서 감각적인 슈팅으로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후반 19분에는 크리스천 풀리식이 일본 중원을 허물며 전진한 뒤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폴라린 발로건에게 절묘한 스루패스를 공급했고, 발로건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 경합을 이겨내고 깔끔한 왼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문에 공을 꽂아넣었다.
미국은 지난 한국과 경기에서 괜찮은 경기력에도 골을 넣지 못해 무득점에 그쳤는데, 이날은 발로건이 두 차례 기회를 놓쳤음에도 중요한 순간 득점에 성공하며 홈에서 값진 승리를 거뒀다.
이번 승리는 포체티노 감독 부임 후 강팀을 상대로 거둔 1년 만의 승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해 9월 미국 대표팀 감독이 돼 10월 첫경기였던 FIFA 랭킹 30위 파나마와 맞대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미국이 파나마에 종종 발목을 잡히던 걸 감안하면 괜찮은 출발이었다.
그러나 이후 강팀 상대 고난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어진 FIFA 랭킹 13위 멕시코와 경기에서 0-2로 지면서 5년 만에 미국이 멕시코에 패하는 굴욕을 안았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어진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네이션스리그에서 자메이카에 2연승을 거두고, 베네수엘라와 코스타리카를 친선경기에서 잡으며 기세를 회복하는 듯했다.
그러나 3월 치른 CONCACAF 네이션스리그에서 파나마와 FIFA 랭킹 28위 캐나다에 연달아 패하며 디펜딩 챔피언에서 4위가 되는 굴욕을 안았다. 이어진 6월 A매치에서도 튀르키예와 스위스에 각각 1-2, 0-4로 패하며 37년 만에 홈 4연패라는 경이로운 기록도 작성했다.
미국은 6월과 7월에 걸쳐 홈에서 열린 CONCACAF 골드컵을 통해 우승을 꿈꿨으나 이마저 결승전 멕시코에 1-2로 패하며 무너졌다. 이번 9월 A매치에서도 FIFA 랭킹 23위 한국에 0-2로 지면서 미국이 FIFA 랭킹 30위 이내 팀에 7연패를 당하는 상처를 안았다.
다행히 FIFA 랭킹 17위 일본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두며 포체티노 감독이 FIFA 랭킹 30위 이내 국가에 8연패를 당하는 것만은 피하게 됐다. 일본이 선발진 전원 로테이션을 가동하긴 했지만, 미국도 새로운 전형과 일부 로테이션을 가동했다는 점에서 승리의 의미가 퇴색되지는 않는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골라소 아메리카'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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