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관련 기관보고서 책임 추궁받자 불만 쏟아내며 언쟁
이범석 청주시장 "법적 관리 책임 없어…검찰의 기소 결정 의문"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국민의힘 소속의 김영환 충북지사가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 국정조사에서 자신에게 질책과 추궁이 집중되자 '정치 탄압'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김 지사는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오송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기관보고의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중심으로 의원들은 김 지사의 참사 당일 행적과 대처를 되짚으면서 부실한 대처에 대한 책임을 집중 추궁했다.
또 검찰 수사 결과 이범석 청주시장 등 관계 공무원 45명이 기소된 반면 김 지사는 기소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부실 수사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김 지사는 잘못과 책임 인정을 계속해서 요구받자 "저를 기소하고, 재수사도 하시라"며 "피해 갈 생각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여기서 기소하라는 결정이 내려지면 당연히 받아들이고 재판정에 가서 따져보겠다"며 "(나는) 그렇게 비겁한 사람이 아니다. 다만 (결론은) 법에 의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저 한 사람을 대상으로 해서 기소하기 위한 이런 국정조사는 여태껏 본 적이 없다"며 "이게 정치 탄압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김 지사의 이 같은 돌발 발언에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면서 회의 진행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신정훈 행안위원장의 경고가 이어지자 뒤늦게 사과하면서 "(의원들이)일방적으로 질의를 해 저에게도 (답변의) 기회를 달라는 의미였다. 흥분했는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골든타임을 놓쳐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하고 직무유기도 거론하자 "궁평2지하차도는 한 번도 물이 차지 않는 차도로서 제방 붕괴로 인해 7분 만에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은 것"이라며 "수사를 통해 밝혀진 모든 사실은 판결문에 적시돼 있다"고 항변했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는 처음으로 중대시민재해 혐의로 기소된 이범석 청주시장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에 대한 검찰의 기소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하천 관리 책임을 물어 기소된 것으로 아는데,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된 미호강 공사 구간은 청주시 관리 구간이 아니다"라며 "해당 구간의 하천 유지·관리 업무는 관련 법령상 환경부와 금강유역청에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여야는 오는 15일 현장조사와 유가족 간담회, 23일 청문회를 거쳐 25일 오송 참사 국정조사를 마감할 예정이다.
'오송 참사'는 집중호우가 내린 2023년 7월 15일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물로 지하차도를 지나던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숨진 사고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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