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기반으로 하는 일명 ‘모든 것을 멈추자(Block Everything)’시위 계획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이미 몇 주 전부터 예고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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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위는 의회의 불신임 투표로 지난 8일 해임된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가 제안한 긴축안으로 촉발됐다. 긴축 재정안은 프랑스 정부는 재정적자를 2024년 GDP 대비 5.8%에서 2025년 5.4%로 줄이고, 2029년까지 EU가 규정한 3% 한도 내로 복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공휴일 2일 폐지, 공공 서비스 축소, 연금 동결, 사회 복지 예산 삭감 등 긴축 재정안에 포함된 강경한 조치는 시민들의 반발을 샀다.
바이루 총리가 취임 9개월 만에 퇴진하고, 마크롱 대통령은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국방부 장관을 새 총리로 임명했지만 시위는 예고된 대로 진행됐다.
브뤼노 르타이요 내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르도에서 복면을 쓴 약 50명이 도로를 봉쇄하려다 저지됐고, 툴루즈에선 전선 화재로 인해 툴루즈와 오슈 간 교통이 일부 마비됐다”고 밝혔다. 파리에서도 일부 시위가 발생해 파리 경찰이 지금까지 75명을 체포했는데, 시위대의 구체적인 행동은 알려지지 않았다. 또 고속도로 운영업체인 방시는 마르세유, 몽펠리에, 낭트, 리옹 등 전국 곳곳에서 시위로 인한 교통 혼란이 보고됐다고 전했다.
프랑스 언론은 이번 시위에 최대 1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전국에 8만 명, 파리에만 6000명의 치안 병력을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든 것을 멈추자 시위는 지난 5월 우파 성향 단체들이 온라인에서 9월10일 국가를 봉쇄하자는 캠페인을 벌이면서 시작해, 이후 좌파와 극좌파 성향 단체까지 동조하면서 반 마크롱 대통령 시위로 번진 모양새다. 시위대는 현 정치 체제가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르코르뉘 총리가 임기를 시작한 첫 날부터 전국적 시위가 발생하면서 프랑스 정국 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마크롱 2기 행정부는 2년이 채 되지 않아 5번째의 총리를 교체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15%로 최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여소야대 국면을 뚫고 재정 적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극좌 성향의 ‘굴하지 않는 프랑스’당은 이미 보수성향의 르코르뉘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 발의를 준비 중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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