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2026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이 본격화되면서 대구·경북 지역 주요 대학들의 전형 특징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지역 대학들은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수시 선발 비중을 유지하며, 교과 전형의 강세를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거점국립대와 대형 사립대들은 교과·종합 전형을 중심으로 하되 일부 전형을 세분화하거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해 지원 기회를 넓히는 모습이다.
대구·경북권 22개 대학의 전체 모집 정원은 3만 463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만 1037명(89.6%)을 수시에서 선발한다. 수도권 대학들이 보통 60~70% 수준에서 수시를 운영하는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이 지역 대학 입시는 수시를 중심으로 흘러간다고 볼 수 있다.
전형별로는 △학생부교과 1만 9680명(63.4%) △학생부종합 7685명(24.8%) △실기 2859명(9.2%) △논술 523명(1.7%) 순으로 나타났다. 교과·종합 전형을 합치면 전체 수시의 88%를 차지한다. 내신 성적을 어떻게 관리했는지가 곧 합격 가능성을 좌우하는 구조다.
대표 국가거점국립대인 경북대는 올해도 교과와 종합을 양축으로 한 안정적 전형 체계를 유지한다. 교과 일반전형과 지역인재전형은 여전히 모집 비중이 크며, 특히 의학계열에서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확대했다. 이는 지역 내 우수 학생의 수도권 유출을 막고, 의료 인력을 지역에 정착시키려는 정책적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종합전형에서는 자기소개서 폐지 이후, 학교생활기록부 기반 서류 평가가 중심이 된다. 면접은 일부 전형에서만 반영해 수험생 부담을 줄였다. 경북대 입학처 관계자는 “내신 경쟁력이 기본이지만, 종합전형에서는 학업 역량과 전공적합성을 보여줄 수 있는 학교생활기록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영남대는 교과우수자 전형에서 뚜렷한 강세를 이어간다. 내신 성적 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지원하는 이 전형은 올해 수능 최저 기준이 완화되면서 문턱이 다소 낮아졌다. 이는 교과 성적이 우수하지만 수능에 대한 부담이 큰 학생들에게 기회 요인으로 작용한다. 영남대는 또 면접형 전형을 통해 사고력·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한다. 단순히 성적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사고 과정과 표현 능력을 함께 본다는 점에서, 준비가 철저한 수험생에게는 차별화된 기회가 될 수 있다.
계명대는 종합·실기 전형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계명대 종합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 영역을 충실히 반영해, 진로선택 과목 이수와 비교과 활동 기록이 합격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예체능 계열을 중심으로 한 실기 전형도 모집 규모를 유지하거나 확대해,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 선택을 수용하고 있다. 계명대는 또 장학 혜택을 앞세워 우수 학생 유치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성적 우수자에게는 등록금 전액 지원과 함께 글로벌 프로그램 연계 혜택을 제공한다.
대구대는 올해 ‘교과 면접전형’을 신설하며 주목을 끌었다. 이 전형은 1단계에서 교과 성적만으로 일정 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성적 60%와 면접 40%를 합산한다. 성적만으로는 합격을 보장할 수 없고, 면접에서의 태도·논리적 사고력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대구대는 또한 장학금 제도를 강화해 수험생을 유인한다. ‘DU 리더스 장학금’을 통해 수시 최초 합격자 가운데 우수 학생에게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DU 드림 장학금’을 통해 기숙사비·해외연수 지원까지 제공한다.
이 외에도 경국대(전 안동대), 경일대, 대구가톨릭대 등 다수 대학들이 교과 전형 비중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전형에서 수능 최저를 완화하거나 지역인재 전형을 확대해 학생들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지역 대학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은 ‘학생부 성적의 안정성’이다. 교과 성적이 1~2등급대인 학생은 교과 전형을 통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내신이 다소 불리한 학생은 비교과 활동과 자기계발 경험을 강조하는 종합전형을 노려야 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구·경북 수시의 키워드를 “내신 관리 + 면접 준비”로 요약한다. 교과 전형의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내신 성적의 안정성이 기본 조건이며, 일부 대학이 면접 반영 비율을 늘리면서 말하기 능력과 사고력 훈련이 당락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험생들은 지원 대학별 △교과 반영 과목 수 △진로선택 과목 활용 여부 △출결·비교과 반영 방식 △면접 여부 등을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
또한 대학별고사 일정 관리가 필수적이다. 대구·경북권 대학들은 9월 중순 원서 접수 후 11월까지 면접·실기 일정을 집중 배치한다. 일정이 겹칠 경우 6회 지원 기회 가운데 일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지원 전략 수립 단계에서부터 대학별고사 일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결국 2026학년도 대구·경북권 수시는 교과 중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각 대학이 특색 있는 전형을 운영해 지원자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경북대의 지역인재 확대, 영남대의 수능 최저 완화, 계명대의 종합·실기 강화, 대구대의 교과 면접전형 신설은 그 대표적 사례다. 수험생들은 내신 성적 수준과 비교과 활동 준비 정도를 냉정하게 평가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전형을 선택해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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