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의 명절 선물 세트 1위지만 다소 낡아 보이는 스팸에 새로운 생명의 숨을 불어넣고 다양한 라인업으로 선물세트 지평을 넓히고 있는 김민겸 CJ제일제당(097950)의 선물세트팀장을 9일 중구 CJ제일제당 본사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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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선물세트 트렌드는 핼스앤웰니스(건강과 웰빙)에요. 건강하게 더 좋은 것을 먹고 남들에게도 당당히 주고 싶은 성향이 큰 것 같아요. 고물가로 지갑은 얇아졌지만, 소중한 사람에게는 더 비싸거나 재미있고 호기심을 주는 제품을 선물하고 있어요.” 김 팀장이 보고 있는 올해 명절 선물세트 트렌드다.
이러한 트렌드 중심에 올리브오일이 있다. 유명인들이 올리브오일을 저속노화 실천법으로 많이 섭취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올리브오일 시장이 꽤 많이 커졌다”면서 “연간 50~60%씩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리브오일 역시 예전에는 스팸과 한 묶음으로 팔리던 것에서 올리브오일 단독 상품으로, 그 올리브오일 역시 산도가 낮고 갓 짜내 해외에서 빠르게 공수된 고급 제품이 소비자 선택을 많이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은 이런 트렌드에 맞춰 올해 양식선물세트 브랜드인 ‘르구떼’를 론칭하고 첫 제품으로 올리브오일을 내놨다. 제품은 마치 한병의 와인과 같이 고급스럽다. CJ제일제당은 또 전문성이 있는 마케터와 구매, 품질관리팀이 엄선한 고급 참치와 소금 등 다양한 제품군을 추가로 이 브랜드에서 내놓을 예정이다. 이밖에 재작년 처음 내놓은 한식선물세트 브랜드 ‘제일명인’을 통해 수제약과와 저당양갱 등 K디저트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우리 제품뿐 아니라 좋은 해외 제품도 들여와 소비자가 좋아하는 것을 적극 소개하자는 취지”라며 “한식선물세트는 카카오톡이나 올리브영, 마켓컬리 등에서 간식을 많이 선물하고 있는데, 일상선물 세트로까지 선물세트를 확장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팸도 변신 중이다. 과거와 비교해 선호도가 다소 약해졌지만, 여전한 선물세트 시장의 터줏대감이어서다. 실제 CJ제일제당 선물세트 매출 중 스팸 비중은 70%인 데다 스팸 매출의 50%가 명절에 발생한다. 김 팀장은 “기존 5060대 고객층을 MZ로 확장하기 위해 MZ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활용하거나 재미있게 풀어보기 위해 협업도 많이 하면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 CJ제일제당이 주로 패션과 명품을 취급하는 크림이라는 플랫폼에 식품업계 최초로 입점해 ‘스팸 골드바’ 한정판을 내놓은 것이나 네이버 산하 비영리 재단법인인 ‘해피빈’과 손잡고 스팸 구매시 구매금액의 2%를 기부하는 ‘착한소비’ 캠페인을 벌이는 것 등이 그 예다.
CJ제일제당이 스팸 혁신과 선물세트 확장에 주력하는 이유는 선물세트 시장이 무척 중요해서다. 스팸과 참지, 기름 등 상온 제품이 주를 이루는 가공식품 기준으로 추석 선물세트 시장만 해도 7000억~8000억원 수준인 데다 한우와 과일, 상품권을 포함하고 카카오톡 등 플랫폼을 통한 일상 선물세트까지 포괄하면 규모가 한해 10조원에 이른다. 선물세트 시장은 대부분 국내 매출이며, B2B(기업간 거래) 비중이 전체의 60~70%로 크다. 명절 시즌이 중요한 이유다.
그는 “선물세트를 기획하고 판매할 때 트렌드를 반영하고 고객 중심적인 접근 방식으로 차별화하고자 한다”며 “올 추석선물 역시 다양하게 구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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